내가 좋아하는 그녀가 국정교과서라면 나 또한 국정교과서이다.

내가 살고 있는 바둑동 사람들이 나를 흑백대왕 국정교과서 라고 부른다.

내가 그만큼 정확하고 분별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나를 비범한 사람으로 생각하듯이 나는 정말로 비범한 인물이다.

나는 키도 매우 크다.

그리고, 티비에서 방영하는 퀴즈문제도 대부분 다 맞추고 있다.

경운기 운전도 매우 잘 한다.

그녀는 짜리몽땅이라고 했다.

그리고, 얼굴에는 주근깨가 많다고 했다.

키가 작으면 귀여워서 좋고,

얼굴에 주근깨가 많아서 참깨와 들깨밭 같으면  친근한 시골텃밭처럼 보일텐데...

흠흠...매력 덩어리 그녀, 국정교과서...

내가 그녀를 알고 있다는 것은 즐겁기도 하지만 괴로운 운명의 열차를 탄 것처럼

내 마음이 칙칙폭폭 하기만 하다.

그녀가 보이지 않아서, 그녀를 볼 수가 없어서이다.

이슬꽃 세상에서 소풍나온 순동이 요정같은 그녀, 국정교과서...

바둑세상에서 그녀의 대화명을 본지가 오래 되었다.

그녀가 왜 안보이는걸까?

편지글 싸이트에 나를 생각하는 글도 올린다고 했는데 아무 소식도 없다.

불나방처럼 요리저리 까불거리는 그녀의 이름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나 흑백대왕에 대한 안부의 글과 그리운 마음 서려있는  바둑사랑의 글이

보이지 않는다.

바둑과 나를 잃어버렸으면 어쩌나 하는 불길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

국정교과서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을 이대로 안고 바둑에 전념할 수가 없다.

날개없는 나비여도 좋고

글자없는 그림책이여도 좋고

달빛없는 어둠이여도 좋으니

국정교과서 그녀가 어서 빨리 오로바둑 세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국정교과서 그녀에 대한 화풀이로 나는 그녀의 흔적옆에 있었던 내 이름 하나를 지웠다.

가장 멋있는 이름이라며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이름인데...

사람인 나보다  내 이름을 더 좋아하며 나의 바둑 구경하기를 좋아했던 그녀.

꿈속의 달빛같았던 그녀.

그녀는 아마  곧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지워버린 내 이름을...

아, 후회스럽다.

내가 내 정신으로 지운 것 같지는 않다.

그녀가 이 사실을 알고 얼마나 실망했을까?

미안하다고 말하면 나를 이해해 주어야 할텐데...

느낌에 대한 촉수가 보통사람과는 다르게 천부적으로 타고난 그녀 ,

그녀 특유의 감각으로 내 마음 알리라 생각한다.

갈등없는 예전의 내가 되고 싶다.

그리고, 국정교과서 그녀를 내 바둑의 아름다운 벗으로 삼고 싶다.

그녀를 만나게 되면  나는 말할 것이다.

국정교과서, 나도 국정교과서다.

그대가 국정교과서 1호라면 나는 국정교과서 2호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그녀는 무슨 말을 할까?

국정교과서 그녀가 어서 빨리 오로바둑 세상으로 돌아와서

원하는 바둑사랑 많이 하기를 바란다.

국정교과서 그녀에 대한 진실한 벗의 이름으로...

2007년 6월 5일 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