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 때
나는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누군가 커피 한 잔을 두고 가고
누군가 말을 걸어 멋쩍은 웃음 하나 남겨 놓아도
나는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창가에 걸린 햇살이 마르고
놓아 둔 백지를 애타게 찢고 또 찢으며.....
기어이 어둠이 나의 모습마저 삼켜
나마저 어둠이 되는 그 순간에도
나는 내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사람들의 오고가는 손짓을 보며
빈 웃음 흘리며 습관처럼 일어서고는 또 앉고...
기어이 빈 공간에 홀로 남겨져
사리로 굳어가는 그 순간에도
나는 내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하루가 오고 또 속절없이 그렇게 가는데도.

**도무지 오래된 정원님의  시상을 따라가기가 어렵군요, 아니 애초부터 제가 무리를 한 겁니다.ㅎㅎㅎ

좋은 시 베풀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제가 좀 충전(?)을 해서 다시 도전해볼까 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