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좋다. 참 좋다, 정말로 좋다.
특히 산과 하늘과 구름과 작은 언덕길을 바라보며
들꽃처럼 피어났던 추억을 함께한 친구가 좋다. 참 좋다. 정말로 좋다.
무심한 세월 징검다리 건너오듯이 살아오다가
어느날 문득 그리워지는 친구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었다.
부끄러움이 많았던 시절의 추억속에서
그리움 하나로만 살아 온 친구, 그 친구가 너무나 좋았다.
갑자기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온 별처럼,
어여쁜 꽃과 신기한 새싹처럼 보였던 친구들.
옹기종기 모여 다정한 모습으로 피어난 들꽃무리처럼 보였던 친구들.
내 마음에 새로이 뜬 별이 되고 달이 된 친구들.
친구가 있기에 온 세상이 행복함으로 물결치는 낙원처럼 보였다.
친구야 고맙다. 정말 고맙다.
그리움속에서 가물거리는 초상화로 있다가
이렇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다시 만나
이야기도 하고 밥도 먹고 손도 잡아보고...
참 좋았다. 친구야, 정말 좋았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내 마음속에 살아있는 한
친구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좋아하며
얼굴보며 손잡고 이야기하는 내가 될 것이다.
그냥 친구가 좋아서, 참 좋아서, 정말로 좋아서...
평범한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이여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모든 허물 덮어주는 내가 될 것이다.
좋아 보이는 친구는 더 많이 좋아하며
멋 있어 보이는 친구는 더 멋있게 바라보는 내가 될 것이다.
친구를 만났던 그 시간이 마음 떨리도록 매우 소중하게만 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즐거움과 반가움으로...

일이 바빠서 혼자사는 친구야,

너무 외로워 마라.

동창회 밥값도 혼자서 다 내지 마라.

술 많이 마시고 혀 꼬부라진 말도 하지 마라.

내 술잔의 술을 대신 마셔 준 친구야,

어떤 상황이든 아무도  모르게 스스로 극복하는 거다.

외롭다고 술 한 잔, 기분 좋다고 술 한 잔, 우울하다고 술 한 잔, 예의 상 술 한 잔,

마음 달래며 술 한 잔, 사업적으로 또 술 한 잔, 술이 땡겨서 다시 한 잔,

말 많이 하다 보니 다시 한 잔, 건배하며 빈 잔 채우고 다시 한 잔,

술 못 마시는 벗의 술잔 술을 대신 마시며 한 잔, 술 잔속의 달을 보며 한 잔...

가만히 보니 술에 취하는 이유가 다 있었구나!

하지만 친구야,

술 취하는 기분을 나는 잘 모른다.

친구야, 나는 술이 안 넘어 간다.

술 잔속의 술이 아무리 넘쳐도 그 술이 보이지 않는다.

친구야, 술 마셔야 되는 이유가 나에게는 없더라.

그렇지만 나도 취해서 산다.

아주 많이 취해서 나 혼자만의 세상 속에서 고독한 영혼의 꽃다발을 만들며

햇살을 마시고, 풀빛을 마시고, 반짝이는 별빛을 마시고,

흘러가는 강물의 율동을 마시고, 바람과 구름을 잡으며 달빛을 마시고...

나도 너 못지 않게 취하여 사는 사람이다.

아무도 모르게 취하여 사는 삶이 나는 왜 이렇게도 좋을까?

그리고, 친구야, 손목잘린 그 벨트하지 마라.

내가 보기엔 빼빼한 마루타의 손이더구나.

섬��했다. 이상하게 보였다.

앞으로는 이쁘고 멋있는 밸트만 하거라.

헤헤...나는 이렇게 말이 많은 잔소리꾼이란다.

동창회를 다녀와서...2007년 5월 13일 일요일 그리고, 5월 30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