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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호 외 159명에 대한 졸업장을 수여... |
| 글쓴이 수응진타 조회 8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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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우리의 국민학교 졸업식 광경은 대강 이러했다.
면장, 지서장, 우체국장, 수리조합장 .. 소위 그 고장의 내빈들과 졸업생의 학부모 상당수가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뒤 미군들이 지었다는 교실 세개를 튼 강당에서 묘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는데..
굳이 따져 보자면 절반 정도의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입시에서 낙방하거나 가정 형편상 농삿일을 거들거나 대처로 일자리를 찾아가는 등 각자의 처한 형편에 따라 졸업식장의 감회는 모두가 달랐다고 생각된다.
중학교 입시에서 수석을하고 우등상, 개근상을 타는 학생은 면민들 앞에서 흥분되었을 것이고 ㅡ 실제 어느 동네 누구 자식이라고 거의 몇달동안 면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교육 지향적인 고장이었다.
2대 1의 입시에서 실패한 아이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자리여서 식이 빨리 끝났으면 하였을 것이고,
집안 형편상 중학 진학을 생각지도 않은 졸업생은 누구보다 더 졸업이 서러웠을 ㅡ
이러한 분위기가 뒤섞여 묘한 긴장감을 주는 졸업식장.
교무주임 선생님께서
<6학년 1반 김영호 외 159명에 대한 졸업장을 수여 하겠습니다>
순간 분위기를 깨는 한마디.
<김영호 혼자 졸업 못하고 다른 학생들은 다 졸업하네>
아이 엎고 강당 벽에 기대 서 있는 이웃마을 이철호 어머니였다
우리들은 킥킥 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한참 웃었다.
희한한 말 다 들어보네..
김영호는 성적이 1등도 아니었고 키가 크거나 작은것도 아니었고 가나다 순도 아니었고 단지 6학년 1반 1번이었을뿐이었는데...
혼자 졸업 못하는걸로 오해 받다니..
그놈의 <김영호 외 159명> 때문에..
< 누구 외 몇 명>에 대한 이철호 어머니의 <<무식>>이 필자의 뇌리에서 한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나
세월이 가고 다양한 사회를 접하면서 점차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었다.
.
이철호 어머니가 <무식>한게 아니라 <용어의 무지한 일방적인 선택>이 문제가 아닌가 싶다.
분명히 졸업생은 160명이었는데 <김영호 외 159명>이라고 할 필요가 있었을까.(1 + 159 = 160)
<김영호 포함>,
혹은 <김영호와 더불어 160명> 하였으면 순진무구한 촌부도 그 당시의 실질적인 의미를 오해하지 않았을텐데...
미국과 쇠고기 협상에서
<뼈 없는>의미로 boneless를 사용했는데 우리가 작은 뼈만 나와도 반송하는등 지나치게 bone free 수준으로 엄격히 적용한다고 상대측에서 불만이었는 모양이다.
필자는 사전적 의미에도 밝지 못하지만 우리의 유능한 당국자들은 항상 미묘한 어감 차이를 극복하는 완벽한 용어,
보통사람들도 오해 없는 용어를 선택하여 국제적인 <이철호 어머니>가 나오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해 주었으면 한다.
그러나 저러나 요즘은 졸업식장에서 뭐라하는지 모르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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