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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이야기 2 |
| 글쓴이 나무등지고 조회 6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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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꽃집에 갔습니다.
토요일쯤 가져다 놓는다는 꽃씨였는데 3일이 지난 오늘이었지만
꽃씨는 아직 없습니다.
꽃씨를 재촉하는 것은 저도 순전히 마음뿐입니다.
머리로는 안된다는 것 압니다. 평균기온도 지금보다
몇 도 더 올라야하고 지금 잠시 따뜻해서 싹이 나오더라도
꽃샘추위에 냉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그러나 그냥 지금 이상태로 계속 따뜻한 봄이 되었으면하는
마음이기에 그렇게 재촉하는 것입니다.
오후 늦게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건물 전체 넓이만큼이나 넓은 옥상입니다. 처음에는 많이
을씨년스러웠는데 이제 겨우 화분 하나에 흙을 담아놓은 것도
손이 탄 탓다고 조금 정다운 공간입니다.
오늘도 빈 화분을 보면서 활짝 핀 꽃을 상상해봅니다.
햇빛이 따뜻합니다. 옥상 태두리로 이리저리
운동삼아 걸어다니며 상상을 합니다. 마치 숲 속을 걷는
산책 같습니다. 비록 공장이 가득한 공단안 건물의 옥상이지만
느낌은 좋습니다.
구석이 숨겨둔 꽃삽을 꺼내다가 화분의 흙을 이리저리
뒤적여봅니다. 역시 화분에 점토질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태로는 수분이 빨리 말라서 부지런히
물을 줘야할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심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한여름 키우는 상상을 합니다.
눈을 돌려 보니 새로운 게 보입니다.
반대편 구석에서 초록색이 보입니다.
아주 작은 초록색입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은 크기입니다.
(새싹의 잎한장이 넓이 1mm, 길이 3mm정도)
두께 1-2cm정도의 먼지가 쌓은 곳인데 양지바른 탓에
벌써 새싹이 났습니다.
어떤 잡초로 자랄지 모르는 새싹이지만 너무 이쁩니다.
봄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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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은 매니아게시판에서 옮겼습니다.
옥상 문을 닫고 내려오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곳에 올라와서 화초들이 자라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보기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중년의 아저씨가 심심풀이 취미로 키우고 있는 걸 알면
이상하게도 생각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듭니다.
괜찮은 일인데 말입니다.
역시 옥상은 담배 피우기에 좋은 장소일까요?
옥상 구석에서 담배피우면 이상해보이지 않을텐데...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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