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水이야기 1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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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水이야기 1
글쓴이 나무등지고 조회 707

연일 따뜻한 날이 계속되다 보니 벌써 봄을 맞은 기분입니다. 바람도 쐴겸해서 아무도 올라가지 않는 옥상으로 올라갔더니 옥상은 거의 폐허입니다. 제일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중앙냉방을 위한 커다란 냉방장치입니다. 가동도 되지 않는 철덩어리에는 별 관심이 없는 탓에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화분에 쌓여있습니다. 건물 사무실에서 키우다 버린 화분입니다. 물론 화분에 키우든 식물이 죽어서 이곳에 가져다 둔 것이겠지요. 또 다른 모통이에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콘트리티 옥상위에 식물들이 자생한 흔적입니다. 청소도 하지 않고 방치한 탓에 여기저기에서 날려온 먼지와 흙이 쌓이게 되고 그위에 잡초들과 이끼들이 자랐다가 마른 것입니다. 흙을 자세히 보니 시커먼 것이 전형적인 공장지대의 먼지입니다. 그위에 그렇게 자랐던 것입니다. 혼자 상상을 해봅니다. 이곳에 다시 풀들이 자랐을때 올라오면 화단과 같은 느낌이 들까? 그리고 조용히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될까? 담배를 피우지 않아 흡연자들과 같이 쉴 수도 없고 해서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는데 어쩌면 그런 공간이 생길 것 같습니다. 아직은 셔츠차림으로 그냥 올라와서 있다가기에는 얼씨년스럽지만 봄이온 옥상의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