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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잊지 말아요.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53

봄이 오면 작은 언덕과 들판에 피어 있는 꽃이 되고 싶어요. 필까말까 망설이지 않고 그대 위한 고운 모습으로 백리향과 만리향처럼 내 향기 멀리 멀리 전해주는 꽃이 되고 싶어요. 봄이 오면 나의 아름다운 시절이 드디어 시작되었구나 하는 설레임으로 꽃찾아 날아 온 나비 그대처럼 꽃 향기로움으로 산과 강과 잔잔한 별빛 바다 그 넘어까지 가 보고 싶어요. 온 세상, 온 동네에 내 마음속의 그대가 있다고 믿으면서 향기로운 나의 흔적을 꽃의 길로 알고 즐거운 봄나들이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봄이 오면 꽃 가득한 우리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필까말까 망설이다가 봄의 끝자락에서 어렵게 피어나고 단명하는 꽃이 되지 않게 봄이 오는 세상 창문이 열리면 아지랑이 물결처럼 오늘도 내일도 피어나는 꽃이 되고 싶어요. 겨울 내내 빛의 세상을 애타게 기다려 온 날들이 보람찬 사랑의 날이 되도록 가장 멋진 꽃잎날개 달고 그대있을만한 세상에서 꽃이 되고 싶어요. 나를 보며 걸어 왔던 길 뒤돌아갈 때에는 꽃, 나를 똑똑 꺾어다가 그대 화병에 꽂아 주세요. 그대가 꽃, 나를 꺾을 때 즐거운 함성으로 나는 하늘꽃 선녀가 될거에요. 그대 화병에 꽂혀 살게 된 날들은 내 사랑의 마지막 봄꽃 생이 되겠지만 그대가 나를 똑똑 꺾어 하늘꽃 선녀가 되게 해주었으니 영원히 잊을 수 없는 향기로운 꽃의 기억이 될거에요. 봄이 오면 그대 잊지 말아요. 그대의 나들이 길에서 보았던 봄꽃 한송이... 그 꽃이 그대 마음속의 다정한 연인이었다는 것을... 그대가 원하던 사랑스런 그녀는 하늘꽃 선녀가 되고 싶은 마음에 봄꽃이 되었다는 것을... 봄이 오면 그대 나를 꼭 보세요. 바른네모 속의 하얀 점, 옥구슬처럼 오손도손 무리지어 피어있는 꽃이 그대 꿈속에서 보았던 하늘꽃 선녀의 이상형... 가벼운 바람에도 소소소 떨어지며 증발하는 아쉬운 이별속의 애닮은 사랑같은 이미지가 바로 나에요. 2007년 2월 26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