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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같은 이름의 님과 나 |
| 글쓴이 snowmen1 조회 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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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제목에는 문장부호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요즈음 나는 알았다.
내가 몰랐던 것 하나를 알게 되었다는 생각에 작은 날개 달고 나는 날아가는 꿈을 꾸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멋진 내 마음의 흑백세계를 보여 주리라 다짐해 보았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하루 24시간이 240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나의 마을과 나의 집에서 그렇게 대단한 사람으로 살아가지 않고 있는데도
종종 답답한 마음으로 멍멍한 세상의 벌판에 나는 서 있어야 한다.
내 마음속에서 연기처럼 피어오르며 사라져가는 그날 그날들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내가 되려 한다.
한가지 일을 하다보면 다른 일이 또 생기고 그 다른 일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일이 생긴다.
비전스쿨을 운영하는 어느 단체에 가 보았는데 바둑 이야기가 나왔다.
내 마음은 활짝 피어난 해바라기꽃이 되었다.
바둑, 바둑...얼마나 반가운 소리였는지 모른다.
잘 두지도 못하면서 나는 바둑을 조금 둘 줄 안다고 했다.
나에게 의뢰한 분야는 따로 있는데도 바둑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 뜨고 아는체를 했다.
바둑이라는 글자를 알아 온 세월 값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를 숨기면서
멋진 바둑을 잘 두는 사람처럼 바둑이라는 말을 향기롭게 하였다.
바둑세상에서 알게 된 내 마음의 세계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간직하고 수 년을 나는 살아왔다.
기분좋게 랄라라 하며 바둑세상에 온적은 거의 없다.
울적한 마음으로, 잊어리고 싶은 세상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대부분 왔었다.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흑백사랑의 꿈을 달콤하게 꾸면서
바둑알 내려 앉는 소리와 멋진 이름에 반하여
나의 세계를 원없이 만들어 갔다.
바둑세상에 오면 무척 행복하였다.
친구등록한 님이 딱 한사람이 있는데
그 이름이 초록색으로 보이면
그 이름을 꽃처럼 바라보며 나는 나비처럼 날아갔다.
멋지고 어여쁘게 팔랑팔랑 날아가는 나비가 아니고
나 혼자서 내 멋대로 날아다니는 나비였다.
나는 어느날부터 친구등록한 님을 꽃같은 이름의 님이라고 생각하였다.
내가 열번을 날아가면 5번정도는 꽃같은 이름의 님이 예를 갖추어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하지만 내가 바둑을 두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꽃같은 이름의 님은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꽃같은 이름의 님을 더 많이 좋아할 수가 없었다.
꽃같은 이름의 님은 내 마음을 잘 알지 못했다.
나는 그렇게 많이 수다스럽지 못하고 재미있는 사람이 아니어서
내 마음의 진실을 알리려고도 하지 않았다.
꽃같은 이름의 님이 알아서 내 마음을 흐뭇하게 해주기를 은근히 기대했었다.
이런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엉큼한 사람이었는지 생각해 본다.
꽃같은 이름의 님이 바둑을 두고 있으면 나는 항상 찾아갈까말까 망설였다.
왜냐하면 오로바둑 세상의 눈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꽃같은 이름의 님이 바둑두고 있으면 나비같은 이름의 님이 항상 그곳에 있다고 쑥덕거릴까봐서였다.
이해도 못하는 바둑을 개폼 잡고 구경하고 있는 오로명품 1순위로 알려질까봐서였다.
바둑이 끝나고 나면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었다.
꽃같은 이름의 님과 나는 불량한 말은 전혀 하지 안했다.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할 분도 있겠으나 정말로 사실이다.
꽃같은 이름의 님과 나는 바둑이 정말로 좋아서
도와 예를 벗어나는 말을 할 줄 모르는 천진한 6~7살 어린이였다.
꽃같은 이름의 님은 내가 보기에 바둑을 정말로 잘 두는 바둑천재였다.
바둑천재답게 이름도 흑백신화속의 제왕같은 분위기가 풍겨오는 이름이었다.
나는 꽃같은 이름의 님을 사람의 이름으로 생각한적이 한번도 없었다.
신들의 나라 바둑신선이 오로바둑 세상이 좋아서 놀러 왔다고 생각하였다.
나와는 하늘과 땅끝의 기력차이도 있고
나는 여자. 꽃같은 이름의 님은 남자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바둑세상에서의 만남이
은하수 물결따라 달빛배를 타고 온 귀한 님처럼 생각되어서
도와 예를 지키는 일이 아름다운 우정의 길로 가는 최선이라 생각되어서이기도 했다.
꽃같은 이름의 님이 있는 바둑세상에 나는 완전히 빠져 있다.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하양까망 바둑알 천사들을 바라보며
나도 나비같은 이름을 가진 천사가 되어간다는 생각을 해 본다.
2007/2/10/토/하얀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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