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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포불이라고 해야 아릿한 기억의 맛이 더 날듯.. |
| 글쓴이 ⊙배추 조회 11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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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유등잔 그리고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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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지는 저녁 무렵이면 아버지는 항상 램프소재를 하시곤 했습니다.
> 신문지를 구기고 비벼서 부드러워지면 그걸로 호야의 얇은 유리를 오랜 시간동안 정성들여서 안팎으로 닦아내곤 하였는데, 매일 닦아냈으므로 어느 때는 별로 닦을게 없어 보이는데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닦아내곤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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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호야의 한쪽을 반쯤 막은 체 “호~오”하며 입김을 불어 넣습니다. 호야의 안쪽이 뿌옇게 흐려지면 부드러워진 신문지를 적당히 밀어 넣어서 닦아내기 시작합니다.
> 그러다가 아직은 밝은 하늘 쪽에 쳐들고 가늘게 뜬 눈으로 유심히 살피기도 하셨는데 아마도 신문지의 먼지가 묻지는 않았나 살피는 눈치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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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에는 석유램프의 심지를 다듬는 일이 남아있습니다.
> 이 심지는 며칠에 한번 씩은 다듬어 주어야 하는데, 너무 오랫동안 손을 봐주지 않으면 램프의 밝기가 현저하게 떨어졌으므로 조명을 높이기위해서 작은 손잡이를 돌려서 심지를 키우면 시커먼 끄름이 생기기도 했으므로 꼼꼼한 성격의 아버지는 그런 현상을 가만두질 못했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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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심스런 손놀림으로 둥그렇게 가위질을 끝내면 어느덧 주위가 어두워 왔으므로 이제는 성냥불을 붙여서 램프에 불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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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에서 램프를 사용한 것은 나중의 일이었고 내가 더 어렸을 때.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는 석유등잔을 사용했던 기억이 납니다.
> 이 등잔은 작고 하얀 사기그릇에 석유가 담겨있고 뚜껑부위는 뾰족합니다. 원통형의 돌출부위에는 석유를 빨아올리는 심지가 들어있어서 여기에 불을 붙이면 작은 골방하나는 너끈히 밝혀주었으며, 석유를 아끼기 위해서는 부엌 쪽으로 난 창호지문을 손바닥만 하게 잘라내고 대신 유리를 붙여서 안방과 부엌을 동시에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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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무렵,
> 가끔은 양초를 켤 때도 있었지만, 초가 다 타서 바닥에 남으면 화재의 위험이 있었고 또 잘도 넘어지기도 했으나 우리가 잘 사용하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는 석유에 비해서 값이 비싸다는 이유때문이기도 했지요.
> 명절 때나 제사 때 외에는 사용해본 기억이 별로 없는 걸로 봐서도 그것은 귀한물건중의 하나였으므로 촛불이 꺼질 때, 어둠속에서 맡았던 초 냄새조차도 향기롭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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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우리 들은 항상 석유등잔 밑에서 책을 보기도 했고 숙제를 했으며 저녁상을 받으면 온 식구들이 한데 어울려서 아른거리는 그림자들 속에서 국이며 반찬들을 잘도 찾아먹곤 했었습니다.
> 그러던중에 누군가 부지런히 코를 훌쩍이는 사람이 하나는 꼭 있었습니다.
> 우선 밥숫갈 놓기가 아쉬워서 인대......
> 가까운 쪽에 앉은 어머니나 아버지에게 대갈통을 한대 쥐어박히고서야 마지못해서 밖으로 코 풀러 나갑니다.
> 대가리 쥐어박힌 화풀이로 문이라도 쾅! 하고 새차게 닫을라치면 가물거리던 등잔불이 꺼져버리는 수가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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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추운 저녁나절에 집에서 쫓겨나서 양지바른 곳에 “쪼구려” 앉아서 고민? 하다가 짧은 저녁 해가 기울어버리면 주위에서 함께 뛰어놀던 친구들은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 버리고, 혼자 남은 어둠속에서 추위에 몸을 떨어야만 했을 때, 근처의 토담 너머로 보이는 석유등잔불에 밝게 보이는 친구 집들의 방문을 부럽게 쳐다보던 기억이 납니다.
> 얇은 창호지 밖으로 비쳐지는 그 부드럽고 밝은 색깔이 안온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으므로. “나도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디.....”하며 몹시 부러워했던 기억과 함께, 한 울타리에서 밖으로 밀려난 자의 소외감과 비애를 어린 시절부터 뼈저리게 체득하기도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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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로,
> 유리가 두꺼운 미제 램프가 등장하면서 전보다 훨씬 밝아진 조명으로 인하여 벽에 생긴 그림자놀이를 하기엔 아주 선명했으므로 그 시절 교과서에 실린 여러 가지형태의 동물들을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그 무엇보다도 나에게는 여러 가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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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형제가 많은 우리 집에서는 장난하다가 램프를 깨트리는 불상사가 일어나지도 않았으므로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오신 아버지에게 매 맞아야하는 부담하나는 덜어졌을 뿐만 아니라, 얇은 램프가 너무 오래되어서 신문지로 닦다가 유통기한 초과로 인한 자연 파손되는 일 또한 일어나지 않음으로 해서, 먼 거리를 걸어서 램프를 사와야 하는 심부름하는 일 또한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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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두꺼운 유리는 형님이 닦다가 실수로 떨어트렸을 때도 절대 깨어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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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석유를 사와야 하는 심부름은 항상 내가 해야만 했는데, 한 되들이 유리병에 가득담긴 석유 병은 한손에 들기엔 무거웠고 무거운 병에 석유가 묻어있을 땐 미끄럽기도 했었습니다.
> 모든 심부름은 내가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바로위에는 누나가 있었고 밑에 남동생은 심부름시키기엔 너무 어려서, 바깥일은 모두 다 내가 책임지고 맡아야 했던 게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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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은 형광등이나 할로겐램프를 사용하고 있어서 한 낮의 일과시간이나 별 다름없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왠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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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날 남의 글만 훔쳐보다가 염치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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