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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러운 이야기 하나 (법法 권하는 사회) |
| 글쓴이 수응진타 조회 1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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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의 계절.
6.7세의 어린 우리는 항상 심심했다.
20여호 되는 작은 시골 마을에 그나마 이벤트성 구경거리가 있었다면 마을 위 외딴 농막에 진을 치고 구걸을 나서는 이방인 걸인들.(주로 쌀, 보리를 얻어갔다)
자기들간에 정보 교환을 하는지 신통하게도 한팀이 들어와서 일주일 정도 머물다 가면 며칠후 다시 한팀이 들어와서 인근 몇개 마을을 사업구역으로 활동하다가 조용히 나가는 <걸인팀>의 행보는 겨울 한철 내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었다.
농막 100 여 미터 떨어진 논두럼 밑에 몸을 숨기고 구경했다.
모두 구걸 나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고 불 지핀 솥에선 김이 모락 모락 났다.
자세히 보니 농막옆 야산에서 두목(구걸 다니지 않고 본부를 지키는 역할) 혼자 땔감을 모으고 있었다.
<응수하고 성삼이가 가서 솥에 흙 넣고 온나>
또레들 중 가장 큰 종철이의 명령.
낮은 포복 할 줄도 알았고 죄의식 몰랐다면 거짖말이다.
다만 큰 아이가 시키는 일은 당연히 해야하는것으로 받아들였다.
성삼이는 그래도 필자보다 한수 위였다.
<내가 솥 뚜껑 열었으니 응수 네가 흙 넣어>
보리쌀 삶는 냄새가 그렇게도 구수한줄 처음 알았다.
필자가 임무(?)를 완수하는 순간 성삼이가 튀기 시작했다.
논두럼 밑에서 구경하던 모두가 저만치 달아나고 있었다.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헐레벌떡 마을에 들어서도 친구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처움 맛보는 허전한 배신감.
나쁜 짓 하고나니 앞이 막막했다.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우리집 대나무 밭에 숨어서 추위에 떨기를 얼마간...
걸인 두목을 우리집으로 안내하는 <친절한 종철씨>......
보리쌀 몇배로 물어주신 어머님...
꾸중하지 않으셨다.
내막을 모르는 집안식구 누구에도 말씀하지 않으셨다.
다만 뭔가 모를 서운한 눈빛, 지금도 잊을수 없다.
-임무를 부여하고 솔선해서 범인을 찾아주는 아이,
-동일한 상황에서 쏱두껑만 여는 아이.
-끓는 밥솥 안에 한웅컴의 흙을 넣은 아이.
이때도 급수는 존재했었다.
<<법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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