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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이별 연습을 하며...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6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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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많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쁘게 허둥대지 않고 차분히 뜨는 해와 지는 해를 바라보며
내 하루의 일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재주로
좋아하는 것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으로
하루를 내 인생의 모두인 것처럼 알차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조금만 내 눈에 보여 왔으면 더 좋겠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한숨짓는 시간들이
내 작은 슬픔으로 찾아 옵니다.
밤새도록 읽어도 다 읽혀지지 않는 책들.
그 책들을 읽다가 잠이 드는 시간은
책과의 가까움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1년을 하루같이 보내면서 흘러가는 시냇물처럼 책들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틈틈이 조각구름처럼 읽어나가는 책들.
그 책이 품고 있는 진가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아서
소중한 책들을 미안한 마음으로 바라 볼 때가 있습니다.
멈추어 서기엔 너무 젊은 한국인에게 보내는 60초 편지를 읽기 전에
포도밭 편지를 읽었습니다.
나도 바람난 포도 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포도나무 서쪽 가지 끝으로만 몰려가는 달맞이 꽃.
마음과 마음만이 필요한 포도나무와 달맞이 꽃.
노란화장을 하고 접시 모양으로 꽃잎치마를 입고
화류계의 여인처럼 포도나무를 유혹하는 민들레 꽃.
노랗고 하얀꽃을 피우며 포도나무에게 다가가 포도나무를 유혹하는 냉이꽃.
다른 꽃이 나오지 못하도록 물량공세로 막아서며 자신들의 꽃잔치를 시작하는 냉이꽃.
짝사랑만 하도록 냉이꽃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 포도나무.
봄이 되면 포도나무의 바람기가 날개달린 듯이 포도밭에 가득하다고 합니다.
비가 그친 봄날의 포도밭은 풀꽃들의 사랑 다툼에 나무껍질이 한없이 부스럭 대고 있다고 합니다.
포도밭에서 가장 착한 것은 포도나무 새순이라고 합니다.
얼마나 착하고 단순한지 누가 따라 오라고 눈짓하면 의심하지않고 따라 간다고 합니다.
책이 좋아 울먹이는 마음으로 포도밭 편지를 읽으면서 포도밭으로 달려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러한 포도밭 세상이 있다는 것에, 내가 가질 수 있는 세상이 아니라는 것에
시기심의 반란으로 반납했던 책을 다시 빌려오기도 했습니다.
꼭 가보고 싶은 포도밭 세상 하나를 그리워할 수 있었던 2006년과의 행복한 이별 연습을 나는 하고 있습니다.
2007년이 되면 나는 더 많이 바빠질 것 같습니다.
책이 좋아서 하는 일의 활동범위가 2006년보다 더 넓어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람으로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배우면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2007년.
한해의 시작이 한발 한발 다가오며 2006년을 마무리 하는 각종행사가 내 마음을 떨리게 만듭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 몇몇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가
드디어 내가 덜덜 떨며 걸어갈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덜덜 떨며 걸어가다가 잘 걷지 못하고 멈추게 되면
내 손을 잡아 주세요. 잘 걸어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하였는데 농담으로 알고 모두 다 깔깔 거리며 웃었습니다.
쑥맥같은 나를 은근히 끼있는 사람으로 알아주는 좋은 사람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어디가서 만날 수 있을까 를 생각하면
더 좋아지는 사람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한 단체의 구성원을 이루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다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종종 생겨서 많은 파장을 몰고 오는 곳.
아이 키우며 살림만 하다가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여자 인생의 스승같은 분을 보았고
내 마음의 자화상같은 분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이상한 분도 보았고 눈물 많은 분도 보았는데
눈물의 의미를 나는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나처럼 그분의 눈물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어느 한순간에 감정의 벼랑끝을 제트기처럼 달려가는 그 분...
영롱한 꽃처럼 풀잎끝에 피어 있다가 햇살에 의해 살며시 사라져가며
풀밭의 평화를 찬란하게 빛내주는 이슬.
내가 알고 있는 그 분의 눈물을 이와같은 이슬처럼 보면서
이해하고 싶고 좋아하고 싶습니다.
그 분이 어떤 말을 해도 달콤한 속삭임 소리로 들으면서
그 분의 허물을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장점을 가리는 단점의 눈짓에 유혹되어 못난 마음 키우지 말고
하얀들꽃처럼 잔잔한 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면서
좋은 말을 진실하게 가장 말 잘하는 매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있었던 자리에서 보고듣고 하였던 말들을
그 자리에서 묻어버리고 오로지 내 마음속 깊이 간직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06년보다는 더 가까운 거리에서 그분의 시선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2007년, 2008년, 2009년, 그리고 그 이후의 생활들...
좋은 책과의 만남은 복된 삶이며 내 마음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해 줍니다.
나는 지금까지 내가 읽은 책중에서 그 책의 소중한 이유를 몰랐던 책은 한권도 없었습니다.
모두 다 나를 알게 해주고 성장시켜주며 좋은 느낌으로
내 마음의 뿌리가 되고 나무가 되고 꽃이 되었습니다.
내 손을 스쳐간 책들의 진정한 보호자가 되고 싶습니다.
책에 대한 새로운 기억과 치장을 위해 노력하고 배우는 사람으로
내일의 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2007년 12월 22일 금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아무쪼록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07년에도 마음 설레게 하는 흑백세상 오로가 되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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