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사랑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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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사랑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857

흑백우정의 금자탑처럼 바라보았던, 그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그대가 참 야속한 사람처럼 보인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고 물어 보고 싶지만 나는 할 수가 없다. 내 물음에 대한 대답을 그대가 해 주고 내가 또 그대에게 대답해 주어야 할 말이 있게 될 일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낯설은 별님이 되어간다 해도 나는 그대에게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물어 본 말에 대한 그대의 대답이 너무 실망스러울까봐 겁도 난다. 지금까지 좋게만 보아왔던 그대의 향기를 내 가슴속에 묻고 애잔한 강물결처럼 살아갈지라도 나는 그대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동안 꿈속의 여자로 종달새처럼 지지베베 하며 소란을 피워서 미안하다. 어느날 갑자기 있었던 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그대를 바라보며 그대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을 내 마음에 품고 살아왔던 날들은 내 사랑의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하게 될 날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알게 모르게 정이 든 그대. 이 모두는 내 상상의 꿈이 만들어 낸 쓸쓸한 내 사랑이었다. 나는 그대를 붙잡지 않을 것이다. 그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라, 훨훨 날아가라. 나에 대한 기억들을 깨끗이 지우며 아주 멀리 훨훨 날아가라. 그대를 구속하는 내가 되고 싶지 않다. 나 또한 나를 구속하는 장애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대... 그대도 그대의 꿈에 성실한 님이 되어라. 그대 있는 세상이 좋게만 보여서 잊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사랑의 화살촉처럼 날아 올 준비를 한다. 하지만, 나는 메두사의 얼굴 방패를 높이 든다. 내 가슴 쓸어내리는 잔잔한 슬픔에 나는 밀려 나간다. 그대 있는 세상으로부터 뚜벅뚜벅 걸어나오며 흑백사랑 소설책 한권을 정말로 어렵게 읽었다고 생각해 본다. 2006년 11월 30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내 뜻대로 안되는 바둑을 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