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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라도 제가 가고 싶은 길을 가야 하는지..?-도움을- |
| 글쓴이 사랑타령 조회 8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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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후반의 남자입니다.
삼성전자에 있습니다.
고민하다가 여기에 글을 올려봅니다.
어려서 지긋지긋하게 가난한 집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은 그 와중에 아들을 보시겠다고 위로 누나만 다섯입니다.
돈 걱정을 안 하고 살아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공부하는 머리는 조금 있어서 늘 전교 1~2등을 했습니다.
아니..그러지 않으면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습니다.
장학금을 반드시 받아야만 했으니까요.
본래 원했던 것은 천문학자입니다.
하지만....천문학자의 길은 돈이 되기가 쉽지 않지요..
나 하나만 보고 있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의사가 되라는 누나들의 말에 의대를
지원했습니다.
서울대 의대를 지원했는데...그때는 서울대에 가서 시험을 쳤어야 했지요.
휴...내 뒷자리에 앉은 나이 많은 사람이 나에게 칼을 들이대면서 답지를 넘기지
않으면 죽인다는 겁니다.
자기는 어차피 갈데까지 간 몸이니...시험관에게 얘기하면 다 죽인다면서..
너무 긴장해서 위경련을 일으켜서 시험중간에 병원을 가야했습니다.
물론 시험은 끝이었죠.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재수를 하겠다고 하니...어머님은 그게 다 너의 운명이다...후기대라고 가거라..
하고..누나들은 부모님 건강도 안 좋은데...빨리 너가 자리를 잡아야지...
하면서 후기대를 지원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성균관대 전자공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했습니다...
전혀 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엇지만...어쩔수 없이 다녔습니다.
삼성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고 다니다가 대학원 마치고 연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착한 아내 만나서 아들 딸 낳고 살고 있습니다.
돈도 그럭저럭 모았구요..
제가 번 돈으로 고생하신 부모님 여행 많이 보내드렸지요...
효자라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재작년에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문득 내 인생이 허탈해지더군요...
원하던 건 하지 못하고...부모님과 누나들의 말에 이끌려서 그냥 살아온 거 아닌가 하고.
이렇게 살다가 가면 너무 허무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제라도 다시 천문학 공부를 해 보고 싶습니다.
다시 수능을 공부해서라도 대학에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그렇게 되면 저만 보고 있는 제 아내와 아이들은요?
가장이 되어서 무책임한 소리라는 비난을 듣지는 않을까요?
문득 부모님 눈치와 사회의 눈치...착한 사람...모범적인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속에 살아온 제가 바보같습니다.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자기의 갈 길을 간 사람들도 있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내에게는 말도 꺼내보지 못하고 혼자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남은 인생을 후회없이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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