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꽃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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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꽃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679

불빛속에서 바람부는대로 흔들리며 빛나는 하얀 갈대꽃 무리들... 내가 나비라면 저 꽃밭위를 밤새도록 날아 다녀볼텐데...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피어나는 갈대꽃 운명이여, 붕붕붕 너울너울 날아 온 나비와 벌들이 그대의 벗이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가벼운 바람에도 그렇게 쉽게 흔들리는 몸짓으로 강가에 피어있는 것은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살고 싶은 마음에 그대의 공허한 꿈들을 날려보내고자 함이 아닐런지... 그대를 한없이 가벼운 존재로 만들어 주는 바람과 빛만이 고독한 그대의 벗으로 머물다 가는 차가운 시간속에 나는 서 있다. 내가 많이 보아주마. 바람이 약하게 불든 강하게 불든 말할 수 없는 사랑의 마음으로 물결치며 흔들리는 그대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면서 가로등 불빛과 달빛과 별빛속에서 어둠을 헤치고 하얗게 하얗게만 살아다오. 나는 너를 보는 재미로 강길을 사뿐사뿐 걸어가마. 햇살 아래보다는 그대가 아름답게 보이는 어둑한 시간에 더 열심히 걸으면서 빛과 바람과 그대의 멋진 조화를 많이 많이 사랑하마. 강가에 피어있는 갈대꽃 무리를 열망했던 내 마음의 꿈을 접고 허무의 끝에서 보았던 내 사랑의 꽃으로 기억하마. 가장 행복한 구경꾼으로. 겨울바람이 불어와 그대 사라지고 그대 있었던 흔적의 자리가 억새꽃 대공처럼 보일지라도... 내가 걸었던 길에서 불안한 내 사랑의 마음으로 보았던 그대. 나는 그대를 속깊은 강물의 노래속에서 피어난 늦가을 그림자꽃 나의 여왕으로 오늘도 내일도 생각할 것이다. 2006년 11월 15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