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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가을날에
글쓴이 誰伴我 조회 596

나더러 가을에 대해 한마디 하라고 하면 싸돌아 다니기 좋은 계절이라 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을을 두고 독서의 계절이라 한 사람은 어지간히도 운치가 먼지 모르는 양반이다 사실 독서야 나 다니기 불편한 장마철이나 추운 겨울이 제격일듯하다 무더운 여름에는 강가나 계곡에 텐트치고 놀다가 애인 잠든틈에 책도 좀 읽고 좀 좋아 추운 겨울에는 뜨뜻한 아랫목에 누워서 군 고구마 먹으며, 아흐 근데 머시기, 하늘은 청명하고 대자연이 오라고 손짓하고 있는데 독서라구라 그냥 떠나자꾸나 근데 못떠난다 아이때는 시도 때도 없이 떠났는데 인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떠나들 못하고 길거리나 쏘다닌다 도심지라도 가을에는 낙옆들이 굴러 다녀 제법 걸을만 하다 부산에서도 서면 롯데 백화점 지하 상가로 내려가면 저녁이면 하루쯤 묵은 빵을 쎄일하는 빵가게가 있다 빵 사세요오 점원인 듯한 아가씨가 외치는 목소리가 수많은 사람들을 헤집고 귓가에 들려오면 그 기막힌 울림에 나는 매번 감탄을 금치 못하는 것이다 고문진보를 보면 붓글씨로 유명한 중국의 명필 구양순이 쓴 가을의 소리라는 문장이 실려있다 구양순 왈 무언지 몰라도 가을에는 가을이 내는 독특한 소리가 있다는 것이다.... 쓸쓸하고 날카로우며.... 구양순은 무었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