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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우리는 어느 자리에 서 있는가 |
| 글쓴이 수응진타 조회 6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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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빨리 달려 온 자리
80년 초 싱가폴 한 호텔 로비에서 까르르 하는 웃음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열명 정도의 젊은 일본 여성 관광객이 담소하고 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평생 고쳐지지않는 필자의 약점이다)
우리는, 우리의 누이들은 언제 맘대로 해외여행하는 날이 올까.
정치적으로(박 대통령 서거, 12.12직후),
경제적으로(원유 확보차 최 대통령이 중동 순방) 어려웠던 당시 향후 20년 안에는 해외여행 자유화는 꿈도 못 꿀 걸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년이 채 되기도 전에 자유화되었고 오늘날 우리의 해외여행 실상은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도저히 산술적으로는 풀리 않는 대한민국의 초스피드 발전 미스테리.
2. 가장 힘 센 자리
호랑이가 세냐 사자가 세냐
유도 4단과 태권도 4단이 붙으면 누가 이기냐
어린 우리는 서로 비교해 보고 일등을 가리는 논쟁을 종종 벌였다.
그럼 이 세상에서 가장 힘 센 자리는 누구인가.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다.
아니다. 핵무기는 소련이 많다는데 흐루시초프 소련 수상이다.
무슨 소리, 우탄트 UN 사무총장이 제일 세다.(스피커에서 함마슐더 총장 이름도 많이 들었다)
논쟁의 결말은 UN에 가입하지도 못한 우리의 처지에 씁쓸해하며 사진으로 보는 UN 건물의 위용에 압도되곤했다.
세계 각처에서 활약하는 UN 직원들의 자부심과 명예,
실로 대단하다.
그 중심에 서는 사무총장을 우리나라에서 배출하는건 실로 경하롭고 국민적 경사이다.
우리가 세계의 중심에, 가장 힘 센 자리에 서 있다.
3. 가장 어려운 자리
필자는 겁이 많다.
시골에서 자랐으면서도 산과 들에서 흔히 보는 뱀, 물에서 달려드는 거머리를 보면 항상 평균 이상으로 많이 놀랐고 지금도 TV화면에서 파충류를 보면 채녈을 돌린다.
젊은 시절 회사 업무 관계로 무역 분쟁이 발생하여 동남아 거래선과 담판을 지을 일이 있었다.
서로의 주장을 펼치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격론 끝에 상대방 사장이 가방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군부 실력자들과 연결된 회사)
희한한 것은 이젠 뭔가 결론이 나겠다하는 안도감과 함께 순간 웃음이 픽 나왔다.
몸에 무슨 성분이 통증을 줄여준다더니 신경이 끝까지 서 있어서인가
겁은 무슨 겁.
이 상황에서 겁 내는것도 사치여서인가.
그래 쏠테면 쏴 봐라
그것보다 큰총도 만져본 대한민국 젊은이다.
어차피 근 열흘간 서류 준비땜에 잠도 못 잤고 타결이 안되면 믿고있는 본사에 대한 면목도 없다.
본사의 지상명령 앞에선 권총도 별것 아니어서인가
결국 본사에서 내려준 목표 이상으로 타결되었다.
돌발 상황에서 뱀, 거머리..
준비된, 격론 상황에서 권총..
우리의 근세사는 항상 어려웠다.
그러면서 이만큼 발전했다.
오늘 역시 어려운 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준비된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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