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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다는 이유로...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7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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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많이 생각해야 한다.
좋아하며 조심해야 할 상황의 때를 알고
마음 아프지 않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내 행복의 계단은 하나 더 생기게 된다.
살아있다는 이유로...
후회스러운 일이 생각나면
내 마음을 그 어느 곳에도 두지 못하여
모든 것이 정지 된 타인의 세상에 남겨진 내가 된다.
두리둥실 떠 있는 흰구름도 떨어져 내리는 낙엽도 지는 꽃잎도
창가의 빗방울도 진실한 내 마음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어디에 있으나 부족한 나.
부족한 나는 상상의 나라 하늘과 정원을
내 삶의 터전처럼 생각하고 살아간다.
나의 부족함을 아름다운 여백처럼 보아 줄 수 있는
사람을 아직까지 만나지 못하였다.
사람다운 여백의 미를 간직하고 안개속의 꽃과 나무로 살고 싶다.
부정적인 인생의 그림보다는 긍정적인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평화의 수호신같은 참된 인격자를 만나고 싶다.
나 자신이 하고 있는좋은 일을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평온한 마음으로 끝까지 그 일을 묵묵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 세상 어느 외진 곳에 있을지라도 자신의 일을 천명으로 알고 실천하며 고결하게 살고 있는 사람,
고독한 황제의 왕관을 하늘빛으로 언제나 닦으면서 쓰고 있는 사람,
내 삶의 바다를 우주의 정원사처럼 가꾸는 사람,
숲속의 산책길을 걸어가는 마음으로
여유롭게 천천히 조용히 소박한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의 세상에서 보여오는 모든 것을 가치있게 생각하며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며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순박한 사람...
다음 세상에 가면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 또한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으로 인하여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어도 아름다운 생의 주인공처럼
살아갈 수 있는 위안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의 짐이 되는 사람이 아닌 평온한 내 마음의 향기로
우러러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
내가 이런 사람이 아니어서 이와같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
나의 부끄러움을 참회하며
흑백세상에서 그래도 가장 좋았던 사람의 이름을 내 마음에 써 본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별과 꽃같은 그대의 이름을...
그대의 이름은 나의 유일한 남자친구 이름이다.
나에게 이름을 알려 준 그대.
지금 생각해 보니 나에게 이름을 알려 준 사람은
그대 뿐이었다.
내 이름을 궁금해 한 사람도 그대 뿐이었다.
혼자만의 사랑으로 마음 태우는 글을 보고
혹시 그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그대라 생각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답글도 써 보았다.
그리고나서 후회도 하였다.
나 위주의 이기적인 감정을 맑은 이슬 방울들의 집합체인냥 줄줄이 써내려간
글들이 다음 날이면 나를 야단도 쳤다.
호된 야단을 맞고 흑백세상을 배회하며 내 이름의 바둑을 두었다.
하지만 나는 곧 그물에 잡힌 금붕어처럼 팔딱거리는 신세가 되었다.
내 이름의 바둑을 접고 그대를 찾아 보았다.
그대를 찾아 보는 일은 참 즐거운 소풍길이었다.
그대의 이름이 보여와 나는 드디어 그물에서 풀려 난 금붕어가 되었다.
그대의 바둑방을 갈까 말까 망설이다가 나의 급수를 보았다.
나의 바둑레벨에서 최하위 급수이면 그대의 바둑방 출입금지가 되고
중간 급수이면 그대의 바둑방에 룰루랄라 하며 당당하게 들어가는데...
다행이도 중간 급수였다.
흑백사랑의 수재, 천재님 안녕? 하며 내 마음의 인사를 하였다.
내가 왔다는 것을 알고 그대는 내가 답변하기 어려운 인사로 나를 맞이 해 주었다.
반가운 만남을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그대 이름에 잘 어울리는 바둑그림 흑백풍경화를 보며
나는 드디어 행복한 흑백 금붕어가 되었다.
바둑과 더불어 정말로 소중하고 특별한 그대가 아닐 수 없다.
다음 세상에 가면 그대를 꼭 만나보고 싶다.
흑백인생의 그늘에서 살다가 그 어느 날 사라질뻔 했던 나에게
흑백인생의 빛을 보게 해 준 그대.
뒤돌아 서서 걸어가도 그대를 향해 앞으로 걸어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나.
그대에 대한 내 마음의 길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세상에 가면 꼭 만나고 싶은 님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다음 세상에 가면 꼭 만나고 싶은 그대 있음은
이 세상에 살아있는 아름다운 이유가 될 것이다.
언제나 변함없이...
2006년 8월 7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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