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보다 못한 대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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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견보다 못한 대접?
글쓴이 수응진타 조회 732

십수년전 일이다. 수마트라 남부 해안가에 위치한 mr.밤방(화교4세)의 저택은 넓고 정원이 좋아 업무 유무를 떠나 가끔 들리는 곳이다. 밤방은 필자보다 10여세 연장자이지만 사람 좋아 항상 편하다. 자수성가했듯이 영어도 독학으로 부부 모두 상당한 수준이어서 그기서 며칠 보내고나면 필자 머리 속의 단어들도 좀 정리되어서 덜 더듬거리는 효험을 본다. 점심 식사후 잠시 눈을 붙이고 각종 열대 관상수로 꾸며진 정원을 바라보며 앉아있는데 일하는 처녀가 작은 바나나 튀김과 치즈를 간식으로 갖고왔다. 세상의 모든 음식은 제각기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기 마련 ㅡ 소위 입에다 맛을 맞추지 않고 음식 맛에다 입높이를 맞추는 필자이다보니 처음 맛보는데도 괜찮다.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그집 애완견(스피츠 종류)이 혀를 날름거리며 꼬리를 흔들고 좀 먹고 싶은 표정이 역역했다. 인도주의적( 이땐 견도(犬道)주의적이라 해야하나) 측면에서 도저히 외면할수가 없었다. 엷은 치즈 한 조각을 주었더니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또 먹고 싶은 표정은 여전했다. 이젠 그만... 그 순간 밤방의 부인이 거실에서 걸어나오며 묻는다. <미스터 응, 혹 개한테 치즈 주었느냐?> 순간 당황했다. 그리곤 상황을 파악했다. <<노>> 치졸하지만 어쩔수 없는 순간적인 거짖 답변.. <치즈에 소금기가 많아(too salty) 절대 개에게 먹이면 안된다> ..... 개도 저렇게 세심히 관리되는데 나 자신도 관리하지 않는 나 자신의 몸둥아리. 소금기가 있는지, 기름기가 있는지.. 따져보지도 않고... 있으니 먹고, 먹어보니 맛있어 입맛을 뿌리치지 못하는 신세... 기분이 묘한건 어쩔수 없었다. 밤방이 잠에서 깨어 정원으로 나왔다. 조금전의 일을 가만히 이야기했다. <하.하.. 미스타 응...괜찮아.. 와이프 그 완벽주의 성질땜에 난 제약 받는게 너무 많아.. 일거수일투족.. 귀찮아 죽겠어.. 그건 그렇고 저녁엔 빠당 음식 먹으러 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