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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진 한여름의 꿈 |
| 글쓴이 수응진타 조회 8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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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이 되면 소풀 먹이러 다니는게 시골 아이들의 일이었다
- 응수야ㅡ
<예>
옆집 6촌 응삼이 형님과 앞산에 소 풀어놓고 낙동강을 바라보며 나무 그늘 밑에 앉았다.
- 내 친구가 군수사령부 참모장인데 군용 헬리곱터를 불하한다 카더라.
한집에 논 다섯마지기(1,000평)씩 팔아서 헬기 불하받아 우리 둘이 사업하자.
대구에서 장터까지 버스로 두시간 걸리는거 반시간만에 오면 손님 많을거고 돈도 많이 벌거다 ㅡ
"사령부" "참모장" 이라는 용어만으로도 근사하게 들리는 나이 아닌가.
더구나 "불하"라는 처음 듣는 고급 단어에 응삼이 형님은 역시 대단해 보였다.
역시 응삼이 형님뿐이야...
고등학교 졸업후 노모 모시고 고향에서 썩어서 그렇지 보통 사람이 아니야...
30여세 노총각 (지금의 30여세와는 희소성면에서 비교가 않된다)
가라는 장개(장가)는 안가고 맨날 장개(장기)만 두는 형님...
뭔가 이런 대단한 꿈이 있어서 장가를 미루고 있군...
나이차는 20년이나 났지만 우리집 누님들에게서 들을수 없는 스케일 큰 이야기에 쉽게 빠져들었다.
조종사 월급이며 정비, 경영전반에 대해 사업 설명..
저 앞에서 풀뜯는 소가 우습게 보였다.
호롱불 밑에서 저녁을 먹으며 형님의 말씀을 전했다.
ㅡ 응삼이 오빠 큰일이라. 맨날 씰데 없는 소리나 하고 ㅡ
ㅡ 아이고, 언제 인간 될라카노 ㅡ
ㅡ 니 한두번 속힜나 ㅡ
누님들이 성토일색이다.
거짖말이 아니라고 ,
간혹 붕어 몇마리 못잡고도 낙시대회 일등했다는 큰소리는 알고있었지만 ,
요번만은 진짜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봤자 먹혀들지 않았다.
역시 여자들이 응삼이형님의 <<남자다운 사업>>을 이해할리가 없지.
누가 뭐라해도 난 믿었다.
응삼이 형님의 그 해박한 지식과 청산유수같으면서도 치밀한 논리를..
특히 남자끼리 통하는 그 무엇을...
그러나 저러나 간에 우리 식구들이 이렇게 알아주지 않는데 사업은 어찌할꼬...
우리논 다섯마지기는 팔아야 형님하고 맺은 약속을 지키는데..
다음날 아침
골목길에서 어머님을 만난 응삼이 형님.
ㅡ 아지매요.... 응수 머라 앙카덩교?...ㅡ
<마한눔 자석...
아 딜고 빌소리 다한다... 까리적어 빠지가주고(짖굳다는 표현).. 인자 헛소리 고만캐라...
가라카는 장개는 앙가고...
아이고....큰일이라>
ㅡ 컥..컥..컥......ㅡ
사라진 여름날의 꿈이었는가...
형님....차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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