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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바둑판 읽어보기...<4.향기로운 흑백 내 님에게> |
| 글쓴이 흑백유리꽃 조회 5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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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모르는 진귀한 보석들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던
흑백 하늘이 허공속의 뜬 구름처럼 보였던 날에...
나는 또 다시 알 수 없는 열병에 빠지더이다.
내가 지금 바라 본 저 별은,
가장 참한 마음을 가진 영혼 하나가 들꽃 피어 있는 이 땅에 소풍 나왔다가
아쉬운 작별을 잊을 수 없어 빛나는 별 하나가 된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니
바둑, 내 사랑의 날개가 부끄러워지더이다.
나만의 바둑방이 있다면 그 부끄러움 없어질 때까지 나오고 싶지 않더이다.
얼굴과 몸매와 학벌과 지식 등이 평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의 길을 가게 되었을 때
나는 정말로 어떤 모습으로 바둑, 그대에 대한 내 마음을 피력할 수 있을까요?
자신있게 내 세울 수 있는 것 하나도 없는 내가
바둑, 그대 앞에서 별과 꽃과 바람을 얼마만큼 좋아할 수 있을까요?
바둑, 그대와 함께 아침 산책을 하다가도 무참해지는 나 자신을 알고
울그락불그락 콩콩 뛰는 내 마음을 그 어느 곳에도 묶어 둘 수 없더이다.
늘 그렇게 제 자리에서 동동 거리다가
신세한탄하는 산마루 아낙네의 푸념같은 나의 말을
오해 없이 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대가...
나를 알 수도 모를 수도 있는 그대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그대는 참 멋진 님이시니
넉넉한 고수의 마음으로 나의 말을 잘 이해해 주리라 믿어요.
흑백세상 문을 박차고 달려나가고 싶었어요.
바둑, 나의 미련한 흑백유희에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여요.
절벽에 쾅 부딪히며 별빛가루같은 내가 되어
어디론가 사라져가는 것 같은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여요.
알 수 없는 강풍에 쑥대밭이 되어버린 꽃밭을 보며
요술부채 파초선으로 신통을 한번 부려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지요.
바둑, 진솔한 흑백유희 풍경 만들기를 내 뜻대로 하지 못하고
퐁당퐁당 떨어지는 낙동강 오리알 되는 일이 오늘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닌데
그래도 참 속상하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며
흑백나그네로 오솔길 하나 통과하기도 전에 주저 앉고 말았으니
이 마음을 어디에다 떼어 놓고 달콤한 마음을 가진 내가 되어
사각사각 비단치마 스치는 소리 내면서 사뿐사뿐 걸어갈 수 있을까요?
아, 어느날에
꼭꼭 조여 있는 내 마음의 매듭을 느슨하게 풀어 놓고
멋진 흑백유희에 희희낙낙하는 내가 될 수 있을까요?
음...난 이런 생각도 해 보네요.
멋진 그대가 바둑을 나처럼 두었다면
그대를 향기로운 흑백 내 님이라고 말하지 못했을거라고.
나와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하늘에 떠 있는 별같은 님이기에
그대를 우러러 바라보는 것이라고.
2006/6/6/화요일
흑백유리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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