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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녀처럼 서서 |
| 글쓴이 흑백유리꽃 조회 5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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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달빛과 싱그런 초목과 가녀린 들풀을 보면 생각나는 님이 있다.
하얀 들꽃 같은 모습으로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님.
문학과 음악을 알며 아름다운 모습만 보여 주었던 님.
님의 글은 언제나 청정한 하늘빛 빚어서 방울방울 피어나게한
한떨기 꽃과 같은 인상을 주었다.
아름답다고 말하기에도 아까울 정도로 고운 님이었다.
님께서 올린 음악은 언제나 아름답고 고요하고 감미로운 자연의 소리였다.
님의 음악을 종종 들으며
내 마음에 걸쳐져 있는 세상의 때를 씻어내고 산듯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아주 가끔 나의 이름 불러 주면서 별빛 반짝이는 용기를 주었고
나의 발 아래를 쳐다보며 살아가는 법을 깨우쳐 주었다.
언제나 품위를 지키면서 고고한 학처럼 님의 날개를 접었더 폈다 하면서
님의 아름다운 꿈을 글속에서다 담아 내곤 하였다.
님의 글은 지상에서 가장 순결한 향기모아 지어진 무척 아름다운 글이었다.
자연스럽게 다듬어지고 모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고
님의 좋은 생각이 푸릇한 자연의 경치처럼 아름답게 표현된 것처럼 보여와
내 마음 설레이게 하였던 님.
난 언제나 님을 부러워 하였다.
내가 좋아하고 싶은 모습을 모두 갖춘 님.
님을 보며 나의 부족함이 보일 때마다 쥐구멍이라도 들어 가서 숨고 싶었다.
내가 철이 덜 든 망아지라면 님은 레오나르 다빈치 작품속의 모나리자였다.
님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해즐럿 커피를 좋아하신 것 같은데...
지금 이 시간에 커피를 마시면서 창문을 열고 봄햇살과 대화를 하고 있겠지.
선녀처럼,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속의 선녀처럼 서서.
나는 해즐럿 커피가 무엇인지 모른다.
한번도 구경하지 못했다.
커피 믹스와 자판기 커피만 알고 있다.
촌스러운 아줌마처럼 종이컵에 들어있는 달콤하고 씀쓰름한
커피를 쏙쏙 잘도 마신다.
우아한 자태로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
다행이도 내가 알고 있는 이웃집 벗이 있어서
헤헤호호하며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떤다.
수다의 내용은 그냥 뭐 어제도 일주일전에도 한달 전에도 있었고
내일도 일주일 후에도 있을 아이와 랑과 주변사람과 책 이야기.
나는 언제쯤 님처럼 고요한 사색의 나라 여왕같은 모습으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을까?
2006/5/2/화/흑백유리꽃
^^이 글에서 님은 한솔선녀님이에요.
^^한솔선녀님, 잘 지내시는지요?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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