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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키우는 일 참 힘들어요 |
| 글쓴이 흑백발레 조회 7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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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는 일 참 힘들어요.
아이가 세상 밖에 막 나왔을 때에는 온 세상이 나의 기쁨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고 아이를 바라보는 낙으로 살았는데요.
남편은 눈에 보이지 않았어요.
오로지 아이만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보석처럼 눈에 보였지요.
아이의 행동은 모두가 나를 감동시켰지요.
눈 깜빡이는 모습, 꼼지락거리는 작은 속과 발, 새근새근 잠자는 모습, 냠냠꿀꺽 하는 소리,
응아와 쉬하는 모습과 소리 등은 나를 정말로 즐겁게 해주는 선물이었요.
거리를 걸어가면 옷가게에 진열되어 있는 아이들 옷만 보였어요.
너무나도 귀엽고 예쁘게 보여와서 내 마음의 옷장에 모두모두 담아 보았지요.
아이가 자라나는 모습은 이 세상의 아름다운 변화라고 생각하며
아이를 열심히 따라 다니며 살아가는 일이 너무나 좋았지요.
아이가 가는 곳이라면 나는 어디든지 갔어요.
극성맞은 엄마로 간 것은 아니고요.
바람결에 날아온 꽃의 향기처럼요.
엉큼하게 뒤로 살짝 가서 내 아이 잘 봐달라고 선생님께 인사한적은 한번도 없었고요.
아이가 좋아서 아이를 위한 일이라면 목숨걸고 하였지요.
딸아이가 공부를 못해서 영민한 아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요.
아이는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잘 해 주었지요.
머리 좋은 아이로 부족함 없이 성실하고 착실하게...
어학원과 수학전문단과 학원에 가서도 가장 높은 반에 들어가
공부를 잘 하였지요.
틈틈이 책도 잘 읽었지요.
중학 첫 시험을 잘 보아야 한다며 중간고사 대비반에 들어가자는 제안을 동네종합학원에서 하였지요.
하지만 아이가 어학원과 수학전문학원을 쉬면서 중간고사 대비를 할 수 없다고 하며 자신이 알아서 한다고 하였지요.
저는 아이 생각에 따라 주었어요.
빡빡한 어학원 숙제와 수학전문 학원 숙제를 하다 보면 중간고사 공부할 시간이 안나더군요.
시간이 막 흘러가고...마음은 초초해지고...
4월 15일에 페르마수학학원에서 아이가 갑자기
"엄마! 저 독서실로 곧 바로 갈테니 엄마도 독서실로 오세요.
^^저녁은 먹고 가야지. 우선은 집으로 와. 밥 먹고 가자.
"알았어요
저녁을 먹고 9시쯤에 독서실에 갔지요
10시에 독서실 문 닫는 것을 알면서도요.
제가 봉사하는 사무실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독서실이어서
좀 늦게 문을 닫아도 된다 생각했지요.
도서관 사무실 불을 끄고 독서실과 사무실 통로만 불을 켜 놓고 밤 1시까지 공부를 하였지요.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4월 18일 화요일 저녁에는 아이친구들이 공부하러 많이 왔지요.
밤 열시가 되자 아이 엄마들이 하나 둘 모여 들기 시작했지요.
다 아는 엄마들이어서 밤 12시까지 공부하며 어둑한 사무실에 앉아서 엄마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지요.
그런데 그 다음 날 구청에 민원이 들어가고...
10시 이후로는 공부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지요.
저는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누가 민원을 넣었을까? 를 생각하며
독서실 총무를 의심하기도 했어요.
책임자이니 독서실 총무로서는 원리원칙대로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엄마와 함께 봉사하며 공부한 엄마 둘와 저 이렇게 셋이서 동변상련의 정을 나누면서 이번 문제를 그냥 넘아가면 안된다 월례회 안건으로 내놓자 라는 말도 하였지요.
아니면 회장님께 말씀 드리자...
예전에도 이런 식으로 공부해 왔는데 왜 우리가 공부할 때 문제가 되느냐?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다.
만약에 독서실 총무가 단독으로 그렇게 처리 하였다면
총무 임장이 무엇이 되며 충무 자리 내놓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리저리 기우뚱거리며 종잡을 수 없는 회장님과 말을 섞어 보았자 아무 소용없고 예측 불허의 상황을 만들면서 우리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예전부터 공부해 온 사실을 의원님도 모르는데 월례회 때 안건으로 내 놓으면 절대로 안된다.
우리 그냥 아무도 모르게 공부하자. 그러다가 몰래 공부하러 온 다른 누군가와 만나게 되면?
맞짱 뜨는거지 뭐!
난 그렇게는 못해. 어떻게 맞짱을 떠! 내가 누군가와 싸울만한 위인이었다면 이런 일 안생겼을 것이다.
이번일을 계기로 좀 더 신중히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생각하며 시간이 흘러서 잠잠해졌을 때 다시 공부 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한다.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월례회를 지켜 보자.
민원이 들어 갔으니 서로가 조심하라는 말이 나오면 모든게 사실이고
아니면 모든게 거짓말이다.
그래 맞아 맞아!
4월 21일 동사무소에서 월례회가 시작 되었어요.
우리가 생각했던 이야기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어요.
기가 막힌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면서 회의장을 빠져 나왔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점심을 먹었어요.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갔어요.
이 날 당번이신 언니가 회의 할 때 무슨 말을 하면 총무가 회의가 불참한다고 했는데 별일 없었어?
하였어요.
월레회 시작 하기 전에 사무실에서
이번 일을 회의석상에서 말하면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말을 회장님하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었어요
함께 공부했던 엄마와 머리를 맞대고 또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하지만 방법은 없었어요.
잘못하면 서로가 감정만 상할 수 있는 일이었어요.
우리 셋이 머리를 합쳐도 누구 한사람의 머리만큼 될 수는 없어.
그러니 그냥 가만히 있자.
난 다만 이번 일이 이렇게 되었을지라도 나중에라도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졌으면 해.
찜찜한 기분을 접었다가도 다시 얼굴 보면 왜 그렇게도 할말이 많았던지...그래서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이 생겼구나!
이렇게 요란 떨며 공부하고 중간고사 꽝하면 무슨 망신이래?
ㅎㅎㅎ...에고 누가 아니래.
시간은 참 빨리도 흘러갔다.
100% 다 서술형 문제여서 문제집 풀어도 별 소용이 없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나서 국어 공부 땡! 땡!
영어와 수학은 쉬워서 공부안해도 된다며 땡! 땡!
한문도 쉽고...
사회와 과학은 외워야 할게 많아서 좀 하고...
첫날 시험 시간이 국어, 한문, 영어였다.
국어는 뒤로 밀어 놓고
영어 평가 문제집 한권을 풀었다. 교과서와 자습서는 볼 시간이 없었다.
본문을 다 외워야 한다고 하는데 교과서를 만져 볼 시간이 나지 않았다.
한문도 평가 문제집을 한권 풀었다.
한문 교과서는 쳐다 볼 틈도 없었고 자습서를 대충 보았다.
위태위태한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침착하게 시험 잘 보고 검토 잘하라며 배웅하였다.
불안과 초초속에서 아이를 기다렸는데
밝은 표정이었다.
가장 자신 없어했던 국어가 생각보다는 쉬웠고
영어는 4점짜리 두문제, 한문은 3점짜리 한문제 틀렸다고 하였다.
^^오메! 시험 잘 보았네!
한문은 1번 문제를 틀렸는데 양 그림을 보고 양양자를 쓰는 문제였는데
양 그림이 소 그림으로 보여서 소우자를 써서 틀렸다.
"엄마 저 한시간만 놀다 올게요.
^^응. 알았어!
아이가 놀러 간 후에 아이친구 엄마를 만났는데
영어와 한문를 100점 맞은 아이들이 한 반에 3명정도 있다고 하였다.
머리가 찌이~~~찌릿찌릿
^^정말요?
"네
이 녀석 정신 나갔네. 시험도 못보고 피시방에 가다니...
오늘 시험을 못 보았으면 내일 시험 볼 과목을 공부해야지...
들어오는 아이를 보고
^^야, 야! 큰일났다! 영어와 한문 100점 맞은 아이가 한반에 3명정도 있단다
"네에! 엄마, 저 다음에 시험 볼 때에는 시험공부만하게 한달동안 학원에 가지 말까요?
^^학원에서는 진도 확확 나갈텐데...빠진만큼 보충을 어디서 하니!
^^너, 정신차리고 공부해라. 수학이라도 100점 맞아야지.
수학과 사회 공부에 들어갔다.
사회공부 만만하지가 않았다.
내가 고 2때 배운 국토지리가 중 1 사회였다.
자신 있어 하던 수학시험도 못 볼까봐 아이는 걱정하였다.
졸려하는 아이를 잠도 못자게 하면서 12시 반까지 공부하게 하고 아침 7시에 깨워서 못다한 공부를 하게 하였다.
시험 결과는 수학 4점짜리 1문제, 사회 2점짜리 2문제 틀렸다.
이날도 아이는 놀러 나갔다. 단순히 놀러 나간게 아니고 게임하러 간 것이다.
이날 시험 결과는 첫날보다 조용했다.
주변 아이들이 수학를 잘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영재센타에 다니는 아이는 사회는 100점이고 서술형에서 2문제 틀렸다고 하였다.
수 엄마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세요. 비밀이에요 하였는데
아이가 수와 다른 아이에게 이미 말해서 비밀이 될 수가 없었다.
어제와 오늘 시험에서 모두 다 90점 넘어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니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
2시쯤에 아이를 데리고 독서실에 갔다.
내일 시험 볼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을 알지 못하고 아이는 삼국지 만화책을 보았다.
셋째날 시험은 도덕과 과학인데
도덕공부도 잘해야지 잘하지 않으면 은근히 많이 틀리는 문제라 하였다.
도덕 평가문제집을 한권 풀고 과학은 이것 저것 짜투리 문제를 풀었다.
교과서를 보아야 하는데 생각만 있을 뿐 시간이 없었다.
이날 시험 결과는 도덕 3점짜리 1문제 과학 3점짜리 2문제 틀렸다.
특별히 망친 과목도 없고 특별히 잘 본 과목도 없이 시험은 이렇게 끝났다.
영어 92(최종시험결과는 100점)점, 국어 95점, 수학 96점, 사회 96점, 과학 94점, 한문 97점, 도덕 97점, 체육 93점, 음악 93점 이다.
수가 시험을 잘 보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웃 학교에서는 올백이 무척 많다고 한다.
평균 98, 99 가 30-40 명 된다고 하였다.
평균 96, 97 가지고는 전교 등수 50등도 바라보기 힘들다고 하였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그 학교는 모두 다 천재 영재만 다니는 학교인가?
평균 97 나온 승우 엄마가 죽을 맛이라며 하소연 하였다.
그렇게 많이 공부하고도 평균 97 이라며 아이 욕을 하였는데
난 잊어 버렸다.
한문도 한문제 틀렸는데,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서 물이 되어 내려오는 것을 무엇이라고 하나? 를 물수자를 썼다는 것이다. 비우자를 써야 하는데...
우리는 수는 100점이 하나도 없어요.
모든 과목에서 한두문제씩 모두 다 나갔어요 하였더니
승우 엄마는 그 정도 공부하고 그 점수 맞았으면 참 잘 한 것이라고 하였다.
난 그랬다.
수 학교로 전학 오세요 라고...
아마 전교 1등할거에요.
난 그렇다 다음 시험에서 수가 이번에 본 점수에서 더 이상 내려 가지 않고 현재의 점수를 반드시 지켜 주었으면 한다.
본인이 노력해서 1점이라도 올리면 더 좋겠지만...
이번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시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다음 시험에서 1등하겠다고 한다.
^^정말로 1등할 자신 있어?
"네
1등 할 자신이 있다고 한다.
기말고사 대비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그림을
자신의 마음속에 다 그려 놓았다고 말했다.
참 기특한 수.
나는 수를 믿는다.
시험 기간에도 게임방에 다녔지만 시간 약속을 잘 지켜 주었고
중간고사 시험 공부 하겠다며 다니던 학원을 접고 중간고사 공부만 하던 편협한 아이가 아니었기에...
근면하고 성실하고 착실하게 노력하는 수가 되기를 바라면서...
수 아빠는 양 그림을 소라고 보며 소우 자를 쓴게 너무 속상해서
서산농장에 가서 소의 얼굴을 확실히 보여 주겠다고 한다.
나도 이날 소의 얼굴을 자세히 보며 잘 익혀야지...
2006년 4월 30일 일요일
흑백발레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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