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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촌에서
글쓴이 흑백발레 조회 577

진달래와 목련꽃과 벗꽃과 제비꽃과 민들레꽃과 싸리꽃 등이 산과 들에 몽실몽실 피어나는 4월이다. 아아아웅~ 나는 기지개를 켜면서 꽃들이 피어 있는 길을 걸었다. 꽃들의 터널을 저 멀리서 바라보며 걷다가 나의 걸음 멈추게 하는 꽃들의 터널 입구에 서 있어 보았다. 피어난 꽃들의 모습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향기품은 땅의 숨결소리처럼 들려 오는 듯 했다. 내 마음을 하얀 꽃바다의 물결로 만들면서 바라 본 하늘이 너무나도 청명하여 똑똑 떨어지는 별빛가루가 내 손에 잡히는 듯 하였다. 땅바닥에 바짝 붙어 피어있는 노오란 뱀딸기꽃이 멋진 땅의 애인 꽃처럼 보였다. 연필심처럼 가늘게 생긴 꽃대궁 끝에 총총히 피어 있는 꽃다지꽃은 땅의 요정이 꽃놀이 하며 후후 불어 올린 노란 공기 방울꽃처럼 보였다. 무리지어 피어 있는 연분홍 진달래꽃은 변함없는 사랑의 약속을 온 천하에 보여 주는 일편단심의 꽃처럼 보였다. 돌나물과 쑥과 질경이와 잔디와 토끼풀과 냉이와 씀바귀와 벌금자리도 내 마음 뭉클하게 만드는 땅의 보석같은 어여쁜 풀이었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살아나는 풀들의 모습이 촉촉히 젖어드는 내 눈에 아른거린다. 이름을 몰라도 좋아할 수 있는 모습으로 내 마음에 남아 준 꽃과 나무와 풀들이 4월은 사랑의 계절이라고 말해 준다. 아아... 나는 어떤 사랑을 해야 하나? 내가 보았던 석화촌 꽃과 나무와 풀들처럼 내 사랑의 그림자를 따라서 살고 싶은데... 하얗게 하얗게만 빛나는 내 마음에 연록빛 풍경은 숨어 있는 사랑의 비밀로 자리 잡고 만개하는 4월의 꽃무리처럼 커져만 가는데... 사랑이라 말하고 싶은 진실한 내 마음의 모습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2006년 4월 14일 금요일 흑백발레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