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Home > 커뮤니티 > 문학게시판 |
|
 |
|
|
|
| 고유제 축문 |
| 글쓴이 미리발복 조회 1225 |
|
|
(동리목월문학관 고유제)
축 문
일찌기 삼국을 통일하여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서라벌 땅, 영봉인 토함산을 등지고 호국대찰인
불국사를 마주보는 이 명당에서, 오늘 경향각지의
여러 문화예술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대 한국
문단의 거봉인 소설가 김동리 선생과 시인 박목월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자 '동리목월문학관'을 준공
하여, 개관식과 아울러 '문학제'를 열게됨에 삼가
천지신명께 아뢰는 바입니다.
이곳 경주는 곧, 한국문학의 산실이요, 본향입니
다. 천수백여 년 전, 고유의 표기인 향찰과 이두를
창안하여 기록으로 남겼을 뿐만 아니라, 향가라는
독특한 서정양식이 모든 계층에서 향유되었음을
'삼대목' 이라는 문헌이 증명하며, 오늘날까지
전하는 주옥같은 향가들은 서정문학의 원형으로,
나아가 시가문학의 모태로 확인받고 있습니다.
강수과 김대문 그리고 설총선생등 기라성같은
문장가들을 거쳐, 신라말 당에까지 필명을 드날렸
던 최치원선생은 동방문학지조로서 추앙받고 있
습니다. 고운 선생이 남기신 '계원필경'은 저 유명
한 '격황소서'를 포함한 명문과 명시들로 구성되어
한문학사의 귀중한 자료로서 청사에 길이 빛날
것입니다.
어디 그 뿐입니까? 경주의 수많은 신화, 전설,
민담은 우리 나라 설화문학의 자산이며 이를 뿌리
로 하여 소설문학이 싹트게 되었으니, 조선초
김시습 선생은 이곳 금오산 용장사에서 최초의
단편소설집인 '금오신화'를 저술하였습니다.
그 속에 현전하는 만복사저포기 등 다섯 편의 소설
들이 경주를 배경으로 그려지고 있으니 이 경주야
말로 시와 소설등 한국문학의 발상지가 아니라고
누가 감히 부인하겠습니까?
이러한 문학의 정통을 이어받은 이 고장은 오늘날
까지 그 명맥을 면면히 계승하고 있습니다.
여기 '동리목월문학관'의 주인공이신 동리 선생과
목월선생은 현대문학사에 찬연한 빛을 남긴 경주분
들입니다.
성건동에서 태어나신 동리 선생은 1935년 '화랑의
후예'가 중앙일보에 당선, 등단한 이래 1995년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운명론적 인생관과 신인간주의
사상으로 일관되게 순수문학을 옹호하는 걸작들을
선보이며, 민족신화의 정신적 맥을 이어오셨습니다.
또 모량에서 태어나신 목월 선생은 1939년 '문장'
지에 '길처럼' 등의 시로 추천, 등단한 이래, 청록파의
일원으로 1978년 떠나실 때까지 소월과 영랑의 맥을
잇는 향토적 서정성을 심화시켰으며, 애국사상을
바탕으로 민요조를 개성있게 수용, 재창조하셨습니다.
무릇 한 나라의 문화적 성숙도는 문학의 수준에
비례한다고 볼 때, 우리는 향락적 물질문명의 발달이나
경제적 풍요에 만족하지 말고, 한 차원 더 높여 정신
문화의 발전을 가져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선현들의 엄정하고 찬연했던 학문과
예술을 오늘에 되살리고, 그 고결한 문학정신을 계승
확장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제 우리 후학들은 두 분 선생의 올곧고 아름다운
문맥과 시향을 본받아 창작에 대욱 매진하여, 가장
한국적인 문학을 갈고 닦아 세계적 문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이 문학관의 개관과 기념 문학제가 일과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무궁한 발전과 무한한 융성을
다져 진정한 문학의 교육장, 활기찬 문학의 축제가
될 것을 천지신명 앞에 다짐해야겠습니다.
광명정대하고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이시여!
화랑의 얼과 원화의 정성으로 빚은 제수와 주안을
올리오니 흠향하시고, 넓은 지혜와 힘찬 필력을
주시기를, 아울러 이 문학관을 영원무궁토록 보호해
주시기를 간곡히 기원드립니다.
2006년 3월 23일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경주지부
시인 김종섭 삼가 아룀
|
|
|
|
|
|
.png){kind=logo}
이전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