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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간의 생명 |
| 글쓴이 한솔매화 조회 6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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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만일
9일간의 생명이 남아 있다면
첫날은
밤새도록 잠들지 않고 지난 날을 돌아보리라
후회스러운 일
잠들지 못하며 애태우고 이루지 못했던 수많은 사연은
하나둘 낙엽을 떨구듯 지워내며
마음을 접어 보리라.
둘째 날은 해가 돋고 바람을 많이 맞을 수 있는 곳을 찾으리라.
그리고 왜 이리도
짧은 인생에 이나마 빛을 던져줬는지
바람과 물과 산에 물어 보리라..
그들이 그들의 말로 어떻게 속삭이던
내 말로 알아들어 마음 속에 남은 소중한 시간으로
하나 둘 마지막 남은 시간의 갈피에 기억해 놓으리라.
그리고 셋째날과 넷째날은 먼 조각처럼 떨어져나간
내 우정들에게 기억에 남는 악수를 하리라..
너무나 짧고 너무나 소중했던 내 인생의 우정들에게
너무나 짧겠지만
못하는 술한잔 밤새도록 나눠 보리라
다섯째날과 여섯째 날은 이순간이 지나면 다시 못볼
못다했던 추억의 장소를 돌아 보겠어.
하나..
둘...
기억 다 할 수는 없겠지만
추억은 내 가슴에 바위에 새겨진 글자만큼이나
아름답고 슬프게 새겨질거야.
그리고 일곱째날과 여덟째 날은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고 싶어
이국의 분위기보다는
어느 토속적 분위기의 그런 곳을 찾아
아무도 모르는 준비로
깜짝 이벤트를 열어주고 싶어.
나 떠나거든 정말 사랑했었던 사람..
수고했다 말해주는 것도 잊지않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겨둘 수 있도록
사랑을 남겨주고 싶어
남은 사람 힘겹겠지만..
굳굳한 모습 지켜낼 수 있도록
깊은 사랑을 심어주고 싶어
마지막 날은 어떻게 보낼까?
정말로 결정하기 힘들거야.
하지만 결정해야 한다면...
인터넷이 있는 곳이면 좋겠어..
전파를 타고 늘 가족같은 사랑이..
그리고 우정이 있는 곳이라면
그래서 압축하듯
많은 사랑과 우정을 담아 낼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잠들고 싶어...
많은 것을 남길 수 없겠지만
가장 작은 힘으로 가장 큰 전달을 할 수 있을 테니...
그리고 마지막 순간이 되어
바람과 구름에 쌓인 곳에서
몇 초간을 남긴다면
모두를 사랑했다고 말하고 싶어.
사람도..
우정도..
인생도..
꿈도..
200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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