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둑그래프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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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둑그래프를 보며...
글쓴이 흑백발레 조회 646

봄나들이 하고 싶은 날에 어떤 옷을 입을까 망설이다가 춤추는 흑백나비 옷을 입고 길을 나섰다. 봄이오는 이골목 저골목 지나서 한참을 걷다보니 고속도로처럼 반듯한 길이 나온다. 아무도 걸어 온 님 없었던 길처럼 발길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나 혼자 걸어가는 이 길이 마치 쉼터 찾아 온 나그네 사랑의 길처럼 보인다. 노랑나비, 흰나비, 호랑나비가 저 멀리 있는 듯 하지만 나의 벗이 되지 못한다. 모양세 좋으라고 춤추는 흑백나비 옷을 입고 있는 나를 가짜 나비라며 팔랑거리는 날개의 몸짓으로 소근거리며 다가올까봐 나는 조금 전보다 더 바쁘게 걸어간다. 급하게 발자국을 옮기다 보니 마리아나 해구같은 곳에 떨어졌다. 내가 떨어진 자리에서 위를 올려다 보니 까마득한 저 하늘이 참 높다는 것을 흑백사랑 구구절절 엮어서 향기찾아 날아가는 봄꽃동산 나비의 마음으로 알게 된다. 이제 막 싹눈을 틔우기 시작한 넝쿨식물 가지 줄을 타고 올라가는 내가 된다. 구불구불 뾰족뾰족 울퉁불퉁한 절벽길은 흑백세상 모든 님이 걷고 있는 길이며 영원한 흑백사랑 나의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넝쿨식물 비껴간 절벽 평평한 곳에 솜다리꽃을 심고 조팝나무꽃을 심고 산버찌나무꽃을 심고 하늘말나리아꽃을 심고 산나리꽃을 가득가득 심어보는 꿈을 꾼다. 절벽끝까지 다 올라보니 봄바람과 애메랄드 하늘빛이 방긋 웃는다. 2006/2/28/화요일 흑백발레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