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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낙원에서 |
| 글쓴이 흑백유리꽃 조회 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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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단 한번이라도 나의 그대라고 보았던 님은
영원히 나의 그대이다.
새록새록 생각나는 그대의 이름이 내 마음속
봄빛 커튼으로 살랑거린다.
그대의 이름이 한동안 불꺼진 호롱불처러
내 마음에 걸려 있었을 때
참 많이 우울하였다.
뒤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너무나 큰 미련으로 보여와
방랑길에 오른 나그네처럼 걸어갔다.
나의 무거운 걸음걸이는
패석이 되었다가
사석이 되었다가를 반복하면서
뚝뚝 떨어졌다.
흑백세상에서 바람불면 흩어졌다가 뭉치는
구름같은 나에게 정말로 좋게만 보였던
그대의 이름으로 빛나는 바둑알 그림들이
내 마음속 명가의 서적이었다는 것을 지금 알았다.
나는 그대의 바둑이 보고 싶다.
그대의 바둑세상에 피어 있는 꽃이 되고 싶다.
그대의 바둑세상을 좋아하여 태어난 별이 되고 싶다.
맑은 하늘에서 물먹은 별처럼 한없이 아름다운 그대의 바둑알을 보고 싶다.
그리운 낙원에서 말을 하지 않아도
나에게 돌아와 멈추는 그대의 그림자 그대의 속삭임 소리는
언제라도 날개달고 날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숲속의 새가 되게 해 준다. 나를...
나는 그대를 잊은게 아닌데
나를 잊은 것처럼 보이는 그대가 있어서
참 슬프다.
한걸음 두걸음 돌아가지 않는 한 다시 볼 수 없는
그대가 생각나서 정말로 슬프다.
내 마음을 전혀 알지 못하고
돌아올 수 없는 세상으로 날아가서 정말 슬프다.
그대가 쥐라기 시대의 시조새와 같았다면
나는 닐스가 되어 그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갔을 것이다.
좋은 그대를 보낼 준비가 아직 안되었는데
그대가 어느 한순간에 날아가면
나는 흑백세상 독화살을 맞는다.
아야얏 소리도 못내고 그대로 독화살을 맞고서
내 마음의 흑과 백은
염라대왕님의 으시시한 심판을 받는다.
나는 나보다 기력이 뛰어난 님들을 모두 다
바둑제왕의 아들과 딸로 보고 있다.
어느 한순간에 나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고
바둑제왕의 아들과 딸이 되고 싶은 소망을 염원하기도 하지만
모두가 떨어지는 꽃과 낙엽의 마지막 생각이었음을 알게 된다.
나는 언제나 화성인 바둑을 둔다.
게시판에 종종 찾아와 어여쁜 말을 잘 하려고
토닥토닥 하면서 미확인 우주생물체 같은 바둑을 둔다.
그래서 님께 많이 미안하다.
어쩌면 이런 나를 오로의 이중 마스크라고 생각하는 님도 있을 것이다.
바둑 두다가 툭툭, 바둑 끝나고 나서 인사도 없이 파다닥,
재대국 신청 도중에 핑핑 버릇없이 행동하는 내가 된다.
아, 나는 정말로 억울하다.
정말로 답답하다.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말로 다 설명 할 수가 없다.
말썽쟁이 컴을 야단칠 수도 없고.
살살 달래면서 아기처럼 조심조심 마우스를 클릭한다.
사람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컴은
말썽쟁이 9단의 꼬리표를 자기 멋대로 달고 있다가
주인인 내 입장을 황당하게 만드는 재미로
주어진 수명을 다하겠노라 애교스럽게 선전포고를 한다.
성격급한 님을 주인으로 만났다면
말썽쟁이 컴은 본래의 모습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이 세상 끝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 끝자락에서 내 손 잡고 있는 컴이
그래도 참 좋다.
하루에 수 십번씩 들어왔다가 나가게 해주는 컴.
세월의 나이 값을 하느라고 참 바쁜 컴이다.
내가 알아주지 않으면 누가 알아줄까?
나의 나쁜 매너를 알고 있는 님.
이런 컴과 나를 이해해 주셨으면...
계속 내려가는 바둑을 두며...
2006/2/7/화/흑백유리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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