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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투장패를 신선의 부적처럼 사용하며... |
| 글쓴이 흑백유리꽃 조회 7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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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한잔의 커피도 호수이며 강이며 바다이다.
한잔의 커피속에 내 마음이 투영되어
헤엄치는 물고기도 보고 물결따라 하늘거리는 수초도 본다.
나 자신이 물고기가 될 때도 있고 물속의 잡초가 되어 살 때도 한다.
이 모두는 나의 존재를 알려주는 상상의 나라 꿈속 이야기이다.
내 상상의 나라에서 푸른바람의 율법처럼 다가왔던 님과 벗과 왕자도 있었다.
설레임 가득한 낭낭18세가 되게 해 준 님과 벗과 왕자가 보고 싶다.
내가 하얀 바람으로 바둑세상에 왔었다면
나의 님과 벗과 왕자는 신비한 검의 바람으로 왔을 것이다.
네모난 우주안에 둥근 마법의 돌을 휘영찬 보름달처럼 반짝이는 별처럼 무수히 띄우면서
사랑의 전사 오로라 왕자와 공주로 살아 온 님.
내가 검의 바람으로 바둑세상을 날아다녔다면
나의 님과 벗과 왕자는 하얀 바람으로 왔을 것이다.
줄무늬 가득한 우주 안에서 똑같은 영역으로 분배되어진 이름모를 땅에
구름속을 걸어가듯이 둥근 마법의 돌을 살짝꿍 떨어뜨리면서
사랑의 전사 오로라 왕자와 공주의 꽃이 되게 하였을 님.
나는 이러한 님에게 말을 해 보고 싶다.
님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내가 달려가서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하면
님도 나를 보고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해 주는 님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가 인사를 했는데 ^^너는 누구냐? 라는 식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며
침묵을 지키는 님은 나를 부끄럽게 한다.
물론 내가 촐랑거리며 지존님을 몰라보고
내 마음대로 찾아가서 입장 곤란하게 하는 인사를 했다면
대단히 죄송한 일일것이다.
언제 어느 때 만나더라도 정다운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님이라 생각해도
괜찮은 님이야 말로 정말 좋은 벗이 아닐까?
귀엽고 깜찍한 흑백 바둑알처럼 모나지 않는 성품으로
좋아하며 기억하고 싶었던 님이 있어서 참 좋았던 날들을 돌아보며...
내 뜻대로 살아지지 않는 공간에서
톡톡 튀어오르는 꿈의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시간 보내는 일이 힘들어서 고소톱도 해 보았다.
고소톱도 바둑만큼이나 힘들었다.
내 마음이 팡팡 우르르콰쾅 하며 머리속이 쥐가 나도록 힘들었다.
하지만 바둑두며 갈고 닦은 고난도의 인내심 덕분에
아주 조용히 물러나는 법을 실천할 수 있었다.
여러가지 문양과 색체로 이루어진 네장의 패로 짝을 맞추어
청단, 홍단, 구사, 고돌이, 오광 등을 하게 되는데
여기에도 초보, 하수, 중수, 고수, 달인, 지존, 영웅, 도신 등이 있다.
달인과 지존과 영웅과 도신 얼마나 멋진 말인가?
처음에는 올인을 몇 번 당하였다.
지금은 내가 님을 61회나 올인시킨 사람이 되었다.
어느 것을 내 놓아야 좋을지 몰라서 생각하려고 폼을 잡다 보면
화투장이 자기 마음대로 휙휙 날아갔다.
보너스로 등장하는 각종 미션은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게 해주는
티켓이었다.
그렇게도 멋지게 보였던 달인의 대열에 앉아 하수 중수 고수님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서
화투장패를 신선의 부적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되었다.
달인이 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나였는데...
몇 천원, 몇 만원의 게임머니를 땄다고 잃고...어느 한순간에 올인 당하여 게임머니 제로가 되고...
미션을 아무것도 아닌듯이 신경 안쓰고 화투장패를 밥먹듯이 날려 보내던 어느날 18억 가진 님이 나타났다.
8억을 따가라고 하였다.
난 농담인 줄 알았는데 진담이었다.
신나게 4억을 넘게 땄는데 그 이상은 무리였다.
4억 5천 정도 따고 작별의 인사를 나누었다.
이 정도의 게임머니면 즐기면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고 하였다.
올인 당할 걱정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고소톱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내 부주의로 이틀만에 4억에서 턱걸이 하게 되었을 때
정말로 죽을 맛이었다.
그래서 각종 아바타 의상을 구경하였다.
예쁜게 하도 많아서 무엇이 가장 예쁜지 알 수가 없었다.
몇 시간동안 아바타 의상을 구경하니까 현기증이 났다.
그래도 나는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고소톱 싸이트에서 출시한 아바타를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다 구경하였다.
내가 여자여서 남자 아바타 의상은 구경하지 못했지만...
아주 작은별이 눈꽃처럼 날아가는 반짝임이 살짝 보이는 의상과
물결치는 긴머리에 분홍색 꽃핀을 꽂고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숲속의 요정 앞에
파랑새 한마리가 날아와 삐리삐리 삘리리 노래하는 아바타를 9000원 주고 샀다.
가족들이 모두 다 예쁘다고 하였다.
참 잘 샀다고 하였다.
내 마음에도 쏙 들었다.
너무나 예쁘고 신기해서 여러번 쳐다 보았다.
고소톱을 치지 않아도 재미있었다.
아바타 의상을 차려입고 고소톱 세상에 있는 나 자신이
신화속의 요정이 된 듯 하였다.
나의 아바타 의상 덕분에 나를 기억하는 님들이 많아지기도 하였다.
아바타 의상을 구입하니까 게임머니 1억 천이 더 생겼다.
그래서 5억4천이 넘는 달인이 되었다.
헤헤^^(으~쓱 으~쓱)...상큼한 나의 기분은 정말로 짱이었다.
달인의 자리 5억을 지키리라 마음먹고 고소톱에 열중하였다.
하지만 기계의 조작에 의한 게임이어서 상대방 또는 나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블랙홀 고소톱 게임시간이 오면 꼼짝없이 당하기만 하였다.
번쩍하며 우르르 사라지는 게임머니.
얼마나 마음이 아려오던지...
운좋게 상상을 초월하는 게임머니가 나에게 들어 올 때에는
너무 좋아서 천국의 쥬스 맛은 바로 이런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기분의 당락을 좌우하는 게임머니의 얻음과 잃음 앞에 서보고 나서야 베팅바둑에 베팅하였다가 머니를 날리는 님들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만 보면 야한 이야기 하자고 하는 님도 있었다.
난 야한 이야기 안한다, 다른 사람하고 하라 하여도 졸졸 따라다니며
나하고 해야만 한다면서
"제발 부탁이니, 야한 이야기 한번만요.
"님, 허락해 주세요. 제발요.
이렇게 말하는 님도 있었다.
이때 당시 나는 게임머니 2천만원대에서 용을 쓰며
고소톱하고 있었다.
^^제가 달인되면 님 소원을 들어 드릴게요
하였는데 어느날 갑자기 달인이 되어 있었다.
"달인이 되셨네요. 님, 이젠 저하고 야한 이야기 하실거죠.
^^제 힘으로 된게 아니에요. 가짜 달인이에요.
"그래도 달인이잖아요.
"약속을 지키셔야죠.
아, 약속, 약속...미련한 내가...심장이 쿵쾅쿵쾅하였다. 나 자신을 책망 하듯이.
^^죄송하네요.
^^저는 제가 달인되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게임머니 받아서 달인되는 일은 없는 줄 알았어요.
"저하고 야한 이야기 하실거죠
^^아니요.
"왜요?
^^제 힘으로 달인 된게 아니니까요.
"어찌되었든 달인이잖아요.
"저는 님만큼은 약속을 지키줄 아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님도 별 수 없는 사람이군요.
^^저에게 게임머니 8억을 주겠다고 하신 분이 있는데 4억 넘게 받았어요.
^^ 그 나머지를 다 받게 되면 님과의 약속을 지킬게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네
"그 말을 믿으세요?
^^네
" 두고 보세요 . 게임머니 못 받을거에요.
이렇게 옥신각신하다가 다음날 또 만났는데
야한 이야기 하기로 한 약속 지키지 않는다고 상스러운 말을 바가지로 얻어 먹었다.
착하게 보였던 님에 대한 이미지가 두번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세상으로 떠나버렸다.
고소톱 함께 하자며 초대해 왔지만
모두 다 거절하였다.
나의 고소톱 방에 찾아오면 아무말도 안하고 그 방을 나와 버렸다.
어느 세상에나 약속은 분명히 있다.
하늘과 별과 달을 보며 하는 약속,
나 자신과의 약속,
내 주변 사람들과의 약속,
아름다운 약속이 있어서 좋은 사람이 많은 세상을 만들어 준다.
지키지 못할 약속인 줄도 모르고 가볍게 대답했을 때
내 마음속의 어여쁜 꽃과 나비 하나가 죽어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6/2/1/수/흑백유리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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