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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둑판이 하늘로 보였다, 그리고, |
| 글쓴이 흑백유리꽃 조회 6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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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이 하늘로 보였다.
바둑판 위에 놓여진 바둑돌이 별로 보였다.
바둑돌이 내려와 앉을 때마다 바람이 불어오는 듯 하였다.
돌들이 모여 각양각색의 모양이 만들어질 때마다
새로운 나라가 만들어지는 듯 하였다.
다닥다닥 옹기종기 모여 있는 돌들이 다정하게 보여와
사람들이 모여 살아가는 행복한 집처럼 보이기도 하였다.
아무 의미없이 내려앉아 졸고 있는 바둑돌은 하나도 없었다.
무엇인가를 준비하며 검은색으로 하얀색으로
언제라도 날아갈듯이 피어날듯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생명체였다.
바둑으로 인하여 만들어지는 내 마음을 담아서
휘휘호호 휘바람 소리를 들려주는 돌도 있었다.
때로는 바둑돌 하나가 끝없는 기다림으로
사랑의 슬픔을 알고 오로지 고독한 별님 향한 그리움을 감싸안듯이
나를 쳐다보는 돌도 있었다.
흑과 백.
나와 님.
하늘과 별.
모두 모두 묘한 사랑의 술래가 되어
낮과 밤이 없는 세상에 살게 하였다.
한계단 올라가서 행복한 마음을 알고
한계단 내려가서 서글픈 마음을 알고
나보다 더 기력이 반짝이는 님을 알고 존경과 겸손한 마음을 가져보고
나보다 더 기력이 약한 님을 알고 미안함과 측은함에 님을 더 잘 기억하는 내가 되었다.
바둑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바둑 못둔다는 것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고
한두집 나고 살면서 바둑사랑의 재미에 푹 빠져버렸고
어쩌다 한 번 올리는 승에 감복하여
바둑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놀이라 생각하였고
승을 올리는 달콤한 맛을 알고 패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
패의 아픔을 알면서 눈물은 흑백 내 마음의 강이라 생각하였다.
흘러도 흘러도 마르지 않는 눈물 앞에서
바둑을 못두는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다.
글과 바둑 대화명 선을 분명히 만들어 놓고
내 사랑, 흑백사랑에 성실한 사람이 되고자 최선을 다하였다.
그런데, 그런데,
아직도 난 바둑나무 밑에 앉아 있다.
바둑나무를 올려다 보며 바둑나무에 올라가는 꿈을 꾼다.
내 미련함으로 바둑알 하나, 바둘알 둘, 바둑알 셋 등에 어려있는
흑백마법 읽기를 깨우치지를 못하였다.
답답한 마음이 팡팡 풍선 터지듯 하였다가
포기와 좌절 돌아섬으로 바둑을 잊자, 잊어보자고도 하였다.
몇 일이 지나고 나면 철새처럼 날아와
푸닥푸닥 빼꼼빼꼼 다시 바둑을 둔다.
에휴...
이래서 난 영원한 하수가 아닐까?
바둑판이 초록별 지구로 보였다
바둑판 위로 내려오는 바둑돌이 눈꽃처럼 보였다.
바람이 불면 눈꽃같은 바둑돌은 더 어여쁘게 날아다니다가
사뿐사뿐 내려와 바둑판 위에 앉았다.
한겨울의 포근한 선물이 되어 바둑판 위에 놓여지는 바둑돌들...
때로는 나의 그대가 보내 준 흑백 우정과 사랑의 편지처럼
보여와 내 마음 설레이게 하였다.
흑백 우정과 사랑의 편지를 읽으면서
초록별 세상의 오로라 공주가 되어가는 꿈속에 있었다.
감사, 감사를 내 마음으로 속삭이면서
좋아, 좋아를 내 마음에 새기면서
잊지 않을거야, 잊지 못할거야 이 세상의 이야기를...
못다한 말들이 있음을 알기에...
내 기준에서 바둑판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을 악기처럼 생각하고
아름답고 애절한 흑백명상곡만을 바둑판은 연주하였다.
뚜~뚜뚜~ 뚜르~뚜뚜~
뚜르르르~뚜르르, 뚜르르...
내 마음은 언제나 악기를 빌려주거나 내어 준 입장이 되어
바둑판의 연주를 들었다.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곡에 취하여
내 모든 시간을 정지시켜 놓고 들었다.
바둑판이 우주선으로 보였던 날.
나는 우주여행에 참여한 바둑인이 되었다.
거대한 오르트 구름 사이를 지나가다
우주의 악당도 만났다.
우주의 악당을 만나게되면 전투를 해야 했다.
내가 살기 위한 치열한 전투였다.
약처럼 생긴 하양까망속에 내 마음의 모든 마법을 담아서
온갖 병법을 동원하여 싸웠는데
언제나 반짝이는 눈과 뇌와 손을 가장 많이 사용하였다.
100억년이고, 1000억년이고 우주전쟁에 참여하여
눈과 뇌와 손만을 사용하다 보면 그 나머지 부분은 나도 모르게 퇴화하여
정말로 이상한 생물체가 될 것이다 라는 생각도 하였다.
반짝이는 눈이 열선을 내 뿜고
많이 생각하고 사용되어지는 뇌만 자라나고
열손가락을 뇌의 도구로 바쁘게 움직이며 쑥쑥 자라나게 했을 때,
둥근 큰 머리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 두 개와 열 손가락이 머리에
붙어 있는 생물체...즉, 나 자신은 미래의 초록별 지구인과 바둑인이 아니라
진정한 평화를 모르는 정복자로만 군림하는 우주의 생물체로
전쟁속에서 살고 전쟁속에서 태어나는 종족이 되리라는 생각도 하였다.
바둑판이 꽃밭으로 보였다
하양까망 무채색으로 동들동글하게 알록진 꽃들이 가득한
그대의 꽃밭으로 보였다.
향기로운 하양까망 무채색 꽃들의 찬치가 열린
하늘 아래 그대의 꽃밭으로 보였다.
바둑판을 보며 나비가 되고 싶었다.
노랑나비, 흰나비, 검은 나비가 되어 팔랑팔랑 날아가고 싶었다.
바둑의 내용을 잘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내가 보았던 바둑판의 그림들이 정말로 꽃이었다면
그 꽃밭의 풀이 되고 싶었다.
꽃의 친구로 꽃의 향기로움속에서 꽃그늘 아래에서
꽃보다 작은 키로 살아있는 풀이 되고 싶었다.
꽃잎 사이로 들어오는 한줄기 햇살을
나의 하늘길이라 생각하며 풀이 되어
좋은 꿈을 많이 꾸고 싶었다.
하늘길이 뭉게구름 통해서 내가 있는 곳까지 이어져 나왔다면
그 뭉게구름을 하늘길 나의 쉼터라 생각하고 싶었다.
두리둥실 유유히 떠다니는 구름을
하늘호수로 바라보면서 그 호수가를 산책길처럼 여기고 걸어가는
그대의 모습을 행복한 마음으로 보고 싶었다.
내가 만약에 하늘호수의 아주 작은 또 하나의 흰구름으로
하늘에 떠 있었다면 바둑판에서 새가 되고 별이 되고
바람이 되어 가장 멋진 대화명을 가진 그대 위한 내 마음은
첫눈이 오는 날 흑백사랑이었네 라고 말했을텐데...
나 자신이 만들어 낸 내 이름의 꽃밭에서
하고 싶은 말이 쌓여 태산처럼 되어도
그 이야기의 맥을 찾을 수 없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바람개비처럼 살다가
그저 그렇게 바둑판에서 불계라는 깃발로
장미전쟁의 최후을 맞이 한다.
나에게서 어긋나는 바둑세상 이야기들을 알고
마음시린 님이 되어 바둑 강물과 함께 흘러가는
쓸쓸한 연가를 듣는다.
바둑판과 바둑알을 볼 때마다
좋게 보이는 모든 것을 아주 많이 좋아하고 싶었다.
좋게 보이는 것을 좋아하는 일은 참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하였기에...
아무 조건없이 그냥 좋은 마음으로 좋아하고 싶었다.
좋은 마음으로 좋아하며 살아가는 일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만큼 행복한 일이었기에...
올바른 생각으로 내 양심의 이슬같은 마음으로
좋은 것을 많이 좋아하고 싶었다.
컴 화면에서 방긋이 보여오는 바둑과 바둑알을 보며...
그런데 바둑을 두다 보면
내 마음에 베베꼬인 새끼줄이 하나 둘 늘어만 갔다.
바둑을 그리 잘 하지도 못하면서
계속 패하는 바둑이 뭐가 그리 억울하다고
베베꼬인 새끼줄을 내 마음에 간직해야 했는지 모르겠다.
지울 수 없는 베베꼬인 새끼줄을 간직하고
그래도 덜 약하게 꼬인 새끼줄이 되라며
나를 단속하는 글을 썼다.
글을 올리는 편수가 늘어나면서
바둑고수 지존님의 얼굴같은 글이 나오기 시작했다.
차라리 바둑에 번쩍번쩍 눈을 떴더라면
내가 원하는 급수 달고
바둑친구를 많이 사귀었을지도 모른다.
바둑친구를 많이 사귀지 못했다 하여
지나온 시간에 그 어떤 미련을 두는 것은 아니지만
어릴적 친구같은 반가운 벗, 내 고향의 향기같은 벗을 알고
수다쟁이로 하하호호 아줌마로 보내온 시간이 있었다면
친구등록에서 제외된 나를 알고도 서운한 사람이 되지는 않았을텐데...
좁쌀같고 욕심많은 나여서 별일도 아닌 일로 삐짐했다고 보아야겠지만...
바둑을 두면 둘 수록 늘어만 가는 나 혼자만의 말들과 세상의 모습들은
나를 지탱해 주고 살아있는 삶의 원조가 되어주는데
내 마음 반쪽은 휑하게 뚫린 언덕위의 작은 집 지붕같다.
고운님과 작별한 그날이 와서일까?
고운님의 터가 천사의 날개같다고 말한 동생의 말이
내 마음속 물고기가 되어 쉬쉬휘휘 헤엄치고 다녀서일까?
고운님과의 작별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새로운 생을 시작하고 계실 님,
다시는 볼 수 없는 님이 되어버린 님,
나를 이 세상에 있게 만들어 준 님,
하늘과 꽃과 구름과 바람과 별을 사랑하게 해 준 님,
님과의 작별을 믿지 못하는 어지러움이 맴돌때마다
내 마음은 나를 향해 날어오는 서글픈 화살의 과녁이 된다.
바둑세상 저편에서 나를 보았을 때...
매너 C 님의 대국신청을 거절하며...
고운님과의 작별 1주년, 제삿날에...
2006/1/14/토요일/흑백유리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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