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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잊을 수 없는 바둑관전 |
| 글쓴이 snowmen1 조회 2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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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 아프게 하는 님아,
아름다운 단풍산 풍경도 앗아간 님아,
온 세상이 시련의 바다처럼 보여 온다.
흑백사랑의 탑에 나를 가두지 말아 다오.
무슨 말이라도 들려다오.
마른풀잎에 바람 스치는 소리라도 들려다오.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라도 들려 다오.
가을빛 잔잔한 산마루 느티나무 가지로 날아온 새 한마리가 보이면
그대만을 생각하며 그대같은 그 새를 전생의 애인이라고
세상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마.
밤하늘의 아름다운 은하수 놀이터에서 함께 놀았던 님아,
내 마음속에 떠 있는 아픈 별이 되지 말고
저 하늘에 떠 있는 영롱한 별이 되어라.
내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만 그대에게 주고 싶으니
내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하늘 높이 떠 있는 꽃과같은 별이 되어라.
너무나도 멋진 그대 이름에 정이 가서
그대 있는 곳을 찾아서 날아갔던 날들이
좀 전의 일처럼 너무도 생생히 보여 온다.
날 보고 어이하라고...
내가 무엇을 알리오.
봄나비처럼 날아가다가 다람쥐처럼 쪼르르 달려갔을 뿐인데...
그대의 바둑알을 떨어지는 하늘꽃잎처럼 보았을 뿐인데...
그대가 즐거운 바둑을 두면 장미꽃을 주며
좋아했을 뿐인데...
그대가 힘든 바둑을 두면 숨소리을 죽이면서 아무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어떻하라고...
왜 이렇게 내 마음이 복잡하다냐.
내 마음이 저려와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님아,
나를 알고 있다면 내 이름을 불러 다오.
아픔과 저려옴으로 가득한 내 마음의 별을
가장 높은 하늘에 띄울 수 있도록 내 이름을 불러 다오.
나를 알고 있는 그대가 내 이름을 불러 준다면
어지러운 흑백사랑 훌훌 벗어던지고
어제 보았던 검단산 새처럼 날아갈 것 같구나.
처음 보았던 순간처럼
지금도 변함없이 멋있는 그대 이름.
언제까지 그대 이름 볼 수 있을까?
보면 볼 수록 내 마음 저려와서
심청아비 눈이 되어 살고 싶은데...
온 세상의 밝은 모습에 취하여
내 정신 혼미해진다.
아무말도 할 수가 없는데
마음속에는 나도 모르는 말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날 보고 어이하라고.
내 마음도 내 뜻대로 하지 못하고 사는 세상 향해
딱 한번만이라도 나쁜 세상이라고 소리쳐 말 좀 해 봤으면
원이 없겠다.
죄와 벌이 두렵지 않는 세상에서 딱 한번만 살아 봤으면
정말 좋겠다.
내 양심의 흑과 백을 돌볼 수 없는 짐승처럼 단 하루만이라도 살아 봤으면
정말 좋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세상속의 님이여,
무엇이 참이고 무엇이 위선인지 말을 해 다오.
유일한 나의 바둑친구였던 님아,
감자꽃 이야기가 그립구나.
주목나무 이야기도 그립구나.
벼농사 이야기도 그립구나.
고구마와 옥수수 이야기도 그립구나.
모두가 내 마음속에서 별님의 이야기처럼 쏙쏙 파고들어 온다.
이슬람과 카인의 후예, 아프로디테와 아레스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어 준 님아,
너무나도 좋은 이름을 가진 님아,
그대의 이름은 언제나 내 눈속의 찬란한 보석이구나.
그대의 좋은 이름에 내가 티끌이었다면 용서하기 바란다.
내 마음대로 그대의 이름을 바라보며 부담을 주었다면
이해해 주고 꿈속의 일로 생각해 주기 바란다.
흑백사랑이 참 좋은 세상에서
내가 그대를 보았다는 것은 아름다운 행운이었다.
멋진 이름 하나를 보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살아온 날들 참 행복하였다.
나도 그대처럼 멋진 이름 하나 가지고
그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행운을 주며
설레이는 마음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날들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데...
그대처럼 멋지고 좋은 이름을 어떻게 지을 수 있을까?
하늘 작명가에게 부탁해도
그대의 이름처럼 멋진 이름은 나오지 않을텐데...
멋진 이름처럼 바둑도 참 잘 두었던 그대.
내가 맨 처음으로 지존님이라 불러 본 님아,
지존님이라 불러 볼 수 있었던 날도
그대의 멋진 이름을 보는 것처럼 내 마음은 참 즐거웠다.
내가 그대를 고수님이라고 부를때도 난 참 즐거웠다.
나를 바둑방에 초대해 줄 때에는 너무나 행복하여
바둑선녀가 된 기분이었다.
너무나 멋있는 이름을 가진 그대여서 그냥 참 좋았다.
바둑으로 시작하여 바둑으로 마감하는
나의 하루는 이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날이었다.
그대처럼 멋진 이름을 가진 님은 오로지 한사람이었기에...
좋은 시간 되시기를 빌며...2005/10/2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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