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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과 바람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673

님이 바람이라면 난 무엇이 될까요? 꽃도 되고 싶고 햇살도 되고 싶고 구름도 되고 싶고 달빛도 되고 싶은데요. 그리고, 가을바람 타고 날아가다 떨어지는 단풍잎도 되고 싶은데요. 단풍잎으로 내가 떨어진 곳이 연인들의 길이었으면 좋겠는데요. 연인들의 다정한 대화를 들으면서 단풍잎 생의 마지막 기억을 아름답게 내려놓고 영원히 잠을 자고 싶은데요. 영원한 잠속에서 단풍잎 혼으로 살다보면 우주 어딘가에서 또 다른 생이 준비되겠지요. 나도 모르는 그 어느 별에서 님을 기다리는 내가 되어 살겠지요. 그 어느 별에서 현재의 기억으로 정말로 또 다시 살아가게 된다면 지구별에서 보았던 어여쁜 단풍잎 길을 그대와 함께 가장 먼저 걸어 가겠어요. 그대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며 가장 행복한 그대의 님이 되어 꽃밭의 나비보다 더 가볍게 사뿐사뿐 날아가듯이 가겠어요. 그대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들으면서 백조의 호숫가 꽃보다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걸어 가겠어요. 그대의 말을 가장 아름다운 나라의 메아리로 내 마음속 사랑의 노래로 간직하겠어요. 님이 나를 위해 바람이 될 때 내 하루의 그림들이 가을의 전당 풍경처럼 보여와요. 낮에는 하얀햇살이 내 마음의 보석과 같은 빛으로 온누리를 감싸고 황금빛 들판의 곡식들은 그대에게 주고 싶은 내 마음의 선물인냥 요정의 구슬처럼 반짝거려요. 저녁에는 은빛달님이 미래의 내 모습같은 얼굴로 보여오고 핑크빛 닮은 국화 한송이가 마치 내 마음속 사랑을 하늘에 전해주는 듯하여 나는 더욱 내 마음속 사랑의 꿈을 크게 간직해요. 2005년 10월 6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바둑두다가 잠시 쉬며 ^^가을길 걸어가는 생각을 해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