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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하며...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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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과 들에 가을냄새 물씬 풍겨오는 계절이 오면
> 날이면 날마다 좋아했던 벗을 만나고 싶다.
> 햇살좋은 날 벗을 만나 낙엽이 쌓인 조용한 길을 걸어보고 싶다.
> 나와 함께 걷는 벗이 할아버지, 아저씨, 학생, 어린아이 그 누구라도 좋다.
> 이 세상의 아름다운 길에서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 흐뭇한 마음으로 벗을 더 좋아하며 바라만 볼 것이다.
> 벗과 함께 걷는 길이 좁은 길이어도 내 마음의 길 하나는
> 이 세상의 어느 길보다도 넓은 길이 될 것이다.
> 낙엽길을 정말로 나와 함께 걷는 벗이 있게 된다면
> 나를 만나는 날 벗의 손에 책이 한권 있었으면 한다.
> 바둑책도 좋고 에세이도 좋고 종교서적도 좋고 인물평전도 좋고
> 문학책도 좋으니...
> 시끌벅적한 세상소식이 많이 담겨 있고
> 한번 보고 버리는 신문보다는 다시 볼 수 있는
> 책이 손에 꼭 있었으면 한다.
> 벗과 함께 할 시간이 나에게 주어진다면
> 자연의 파수꾼 식물이야기와 유토피아, 동방견문록, 압록강은 흐른다 등을 가지고 갈 것이다.
> 낙엽이 떨어지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읽고 싶어지는 책.
> 삶에 대한 내 마음의 느낌이 살아나는 책.
> 나도 이런 책을 손에 들고 갈 것이다.
> 나와 벗이 들고온 책은 우리가 걸어가는 가을길에서
> 우리들의 동행이 되어 나와 벗의 우정을 더 고결하게 해 줄 것이다.
> 벤취가 있는 쉼터의 자판기에서 레쯔비 캔 커피를 뽑아 마시며
> 토다토닥 걸어가 테이블에 책을 올려 놓고
> 나의 벗이 어린아이라면 하얀 꽃구름 따다가 솜사탕 만들어 주고
> 할아버지라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운 날들의 명상곡처럼 들어주고
> 아저씨와 학생이라면 도란도란 계절 이야기를 나누다가
> 테이블 위에 있는 책을 노을빛 찾아 올 때까지 읽으면서
> 낙엽속의 책벌레가 되어갈 것이다.
> 벗과 이렇게만 보낼 수 있다면
> 내 마음은 정겨운 가을햇살로 눈부시게 나뭇가지에 걸려
> 선녀들의 날개옷이 되어갈 것이다.
> 나와 함께 낙엽길을 걸었던 벗은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세상의 유일한 벗으로
> 내 삶의 양지와 음지에서 큰 빛이 될 것이다.
> 하루가 힘겨운 날에는 나에게 위안이 되고 이해의 강을 건너가게 해 주는 벗으로
> 너무나도 소중한 이 세상의 유일한 보석이 될 것이다.
>
> 2005년 10월 2일 일요일
>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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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7단이었음 좋겠다.
아니...7단보다 더 높은 단이었음 좋겠다.
내가 7단이라면 바둑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다 해 볼 것이다.
매니아 광장에 들어가서 나의 바둑견문을 이야기할 것이고
게시판을 열심히 가꾸어가는 님과 함께 바둑여행도 할 것이다.
오로에서 가장 크고 멋있는 바둑방도 만들어 보고
왕초보을 위한 대국방 개설도 해 볼 것이다.
밤샘하며 몇판까지 바둑을 둘 수 있는지 나의 바둑사랑을
시험도 해 볼 것이다.
밤샘하며 나랑 함께 바둑 두었던 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님을 생각하며
좋은 바둑을 위한 감성적인 글도 써 볼 것이다.
전적이 화려한 18급 하수만을 찾아다니면서
응원도 할 것이고 하수의 바둑방 객으로 있는
나의 행복을 지켜갈 것이다.
방랑시인 김병연처럼 내 발길 닿는대로
은은한 하얀달빛이 꽃처럼 피어 있는 길을 걸어보고
바둑세상의 인심을 읽어내면서
오로의 바둑열풍을 시조처럼 읊어 볼 것이다.
내가 7단이라면 친구는 많이 사귀지 않을 것이다.
내 마음속 친구 한명을 알고
그 친구을 위한 좋은 사람으로 늘 있어 줄 것이다.
수다스럽지 않으면서 재미있는 친구,
얌전한 듯 하면서도 명랑하여
재치있는 진실한 말이 보석처럼 빛나는
그런 친구를 좋아할 것이다.
이런 친구의 오로방문을 알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은종을 울리면서
"안녕?" 이라고 나는 인사할 것이다.
2003년 5월 22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나는 구경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나 자신이 누군가의 구경꾼이 되는 일은 무척 싫어한다.
내가 구경하는 것을 참 좋아한다는 것을 바둑세상에 와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바둑세상을 자주 찾아오게 된 이유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바둑세상에 오면 나는 행복한 구경꾼이 된다.
나보다 바둑 잘하는 님의 바둑방에 찾아가서 바둑알 떨어지는 소리를 계속 듣다 보면
바둑알들이 다닥다닥 옹기종기 모여서
한적한 산길 옆에서 익어가는 산딸기 그림을 만든다.
하얀 바둑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보면
산속 작은 언덕에 피어있는 구절초 꽃무리를 보는 듯하다.
검은 바둑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보면
산골 나그네가 검은콩 수확하는 장면처럼 보여 온다.
바둑구경하는 일은 다른 구경보다 더 많은 즐거움을 준다.
내가 주로 구경하는 바둑은 한국사람이 아니다.
한국사람이면서 한국사람이 아닌 님의 바둑을 구경하는 이유는?
내가 찾아가는 바둑방은 고수님의 바둑방인데
내 기력으로는 그 바둑을 이해할 수 없는 바둑이어서
하수가 무엇을 안다고 고수님 방에 오셨나? 하는 말을 들을까 겁이 나서이다.
이런 내가 된 이유는?
아주 오래 전에 자유게시판에서 어느 분의 글에 리플을 달았었다.
그런데 어느 분이 내가 바둑을 배우려고
고수님께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리플을 달았다는 글을 올렸었다.
난 그분이 고수님인지 정말 몰랐고 그냥 내 생각을 말한거였는데
다른 분이 보기에는 하수가 앙큼한 마음으로 고수님께 접근한 글로 보였던 것이다.
난 이때의 창피함과 황당함을 아직도 못 잊고 있다.
대기실에 나와서도 창피당한 내 마음의 그림자는 계속 따라 다녔다.
이때부터 바둑관전도 신중히 하게 되었다.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과 글을 사용하는 님의 바둑방에는
절대로 가지 말자는 결심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중국님 바둑방을 열심히 찾아가는 한국사람이 되었다.
말 한마디의 중요성을 배운 자유게시판.
말과 글은 내 마음속의 배설물이라고 한다.
한번 내 놓으면 치우기 힘든 배설물.
한번 내 놓으면 장수하며 기억되는 배설물.
아름답고 향기로운 배설물은
주변환경을 밝게 정화시키며 돋보이게 한다.
상처를 주고 화나게 하는 배설문은
말싸움의 전쟁터가 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배설물은
낙상과 비상의 연속으로 서로를 아프게 하며 지치게 한다.
내가 어떠한 배설물을 내 놓든 그 배설물을 나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
내 마음의 진선미를 보여주는 배설물.
나의 나이값을 보여주는 배설물.
나는 나의 배설물을 늘 무섭게 바라다 본다.
나의 배설물로 인하여 주변환경이 어지럽혀졌다면
그 모두는 나의 책임이기에.
내가 책임져야 할 배설물이라고 하지만
내가 무슨 재주로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까?
나는 나의 배설물을 아끼며 사랑한다.
말과 글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내가 아닌 타인의 감정을 은근슬쩍 콕콕 찌르는 배설물을
내놓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타인의 배설물까지 아끼며 사랑할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배설물,
즉, 말과 글을 보석처럼 아끼며 사랑하면 된다고 보는데...
더 좋은 방법이 있는지 내일도 생각해 봐야겠다.
2005년 8월 23일
하얀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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