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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깝고도 먼 길 |
| 글쓴이 snowmen1 조회 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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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마지막 나들이 길이 되는 날
가장 가벼운 사람이 되고 싶다.
마음도 몸도 무게가 없는 사람으로
아주 작은 바람에도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너무나도 가볍게 보였던 고운님의 마지막 모습처럼
나도 그렇게 가벼운 내 모습을 딸과 아들에게 보여주는 엄마가 되고 싶다.
바람속의 아주 작은 바람같은 내가 되었다가
하얀 구름 한점으로 살며시 떠오를 구름같은 모습으로
하루만이라도 사뿐히 살다가
내 영혼 하늘에 띄우고 싶다.
사랑했던 나의 사람들.
이 세상 내 마지막 나들이 길에서 다시 한번 또 보며
사랑했노라, 진정으로 사랑했노라 말은 못해도
나의 사람들 그림자까지 또 다시 사랑하며
내가 가는 길에서 벗이 되게 하리라.
이 세상의 모든 기억들을
가을날의 단풍잎으로 흙냄새 솔솔 나는 곳에
사랑했던 사람들 숨결처럼 귀하게 내려놓으며
고운님의 발자국 따라서 하늘길을 걸어갈 수 있었으면...
이 세상에 남길 것도 줄 것도 없는 나.
모든 것 다 내려놓은 마음 한자락으로 가식없는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은혜로운 영광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 얼굴 보았음을
이 세상의 아름다운 선물처럼 생각할 수 있는 하루.
이런 하루는 정말로 행복한 날이었노라며
별과 달의 대화처럼 내 마음속 이야기로 밤새워 하다보면
나는 어느새 흑백 하늘문 앞에 서 있겠지.
효란 무엇인가?
나의 부모에게 용돈 드리며 자주 찾아뵙는 일이
최고의 효라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없는 나.
내가 생각하는 나의 부모에 대한 진정한 효는
각박한 세상 한모퉁이 아담한 나의 집에서
남편과 아이들과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살아주는게 효인데...
1년에 한두번 얼굴을 보여주어도 천하를 얻은 것처럼
기뻐하시는 부모님.
가뭄에 콩나듯이 목소리 한번 들려 주어도
철철 넘치는 반가움에 어쩔 줄 몰라하시는 부모님.
아무리 화가 나고 기분 나빠도
부모님 생각하며 참는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나.
부모님은 인내하는 삶을 가르쳐 주신다.
화나는 일 앞에서 화도 못내며
잔잔한 호수같고 둥근 달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게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
그냥 내 마음속을 이 세상 모든 근심의 무덤이라고 생각하는 나.
이런 내가 답답하고 싫어서 아주 가끔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나 혼자만의 반란을 꿈꾸지만
그 다음 날이면 약한자의 슬픔만을 생각하게 된다.
세상살이가 어쩌면 이렇게도 무겁고 알록달록한지 모르겠다.
바둑판의 돌처럼 흑과백 무채색으로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흑과 백을 보며 내 마음의 모양과 상상의 나래를 따라서
있는 듯 없는 듯 보이는 듯 안보이는 듯
평안한 세상살이가 무지개처럼 펼쳐졌으면 좋겠다.
바둑판 위의 왕초보 바둑알처럼
축의 끝까지 달려가는 그림도 우리들 세상의 모습일테니
우리들 하루가 흑과 백 두가지 색으로 단순하게 그려졌으면 좋겠다.
복잡한것은 정말로 싫다.
화려한것도 싫다.
치렁치렁한 장식품도 싫다.
바둑판의 돌처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흑과 백, 생과 사로 담아내는 무한한 신비함을 좋아하며
그림자처럼 배워나가는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
바둑하다가...쉬어가며...아버지가 생각나서2005/10/1/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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