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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상 |
| 글쓴이 snowmen1 조회 5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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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허허로운 벌판같아지고
내 눈이 시린바람 안고 떠 있는 공중의 구름같을 때
무엇인가, 아무것이라도 말을 하고 싶어진다.
나의 말에 귀기울이며 들어 줄 님 없어도
내 마음의 허공을 향해 내가 만들어 낸 나의 말에
날개를 달아 주고 싶다.
이런 나를 향해 지울 수 없는 암흑가의 말을 얼음 알갱이처럼
뿌려주며 얼음돌에 나를 가두었던 님의 말이 생생하게 떠 올라도
내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오늘 하루만이라도 살고 싶다.
어떤 이유와 어떤 목표와 어떤 의미가 산산한 빛으로 흩어지다가
맴돌며 떨어지는 내가 될지라도...
내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한낮의 꿈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내 마음의 서러운 노래 한가락에서 또 다른 나를 보며
살지라도 내 마음의 중심을 잡을 수만 있다면
그날의 내 하루는 탄탄한 영광의 날이었네 라며
아침해를 보며 웃을 수 있을텐데...
나는 어느날에 나의 웃음으로 아침해를 볼 수 있을까나...
잃어버린 웃음을 찾을 길 망막하기만 하다.
좋은게 좋게 보이지 않고
고운게 곱게 보이지 않고
상큼한것을 상큼하게 느낄 수 없으니
파편들의 무덤으로 남아있는 내 마음을 어디까지 공중분해시켜야
좋은게 좋게 보일 수 있을까?
어리숙한 나로 인하여 혹여나
마음착한 좋은 님을 나와같은 사람으로 만들지 않을까 생각하니
내가 두개의 강물 위에 더 있는 꽃잎같구나.
잊고 싶다.
내 못남으로 만들어진 날을 잊고 싶다.
몰라도 되는 것을 영원히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좋아할 수 있는 것만 내 마음껏 좋아하며 살고 싶다.
좋아하는 것에 대한 내 마음의 색을 보여 주고 싶다.
흑과 백이 어우러지는 나의 쉼터에서
산을 넘고 들을 지나 날아가는 새도 되어 보고 싶고
파란바다같은 하늘에 둥실 떠 있는 하얀구름도 되고 싶고
멋지게 보이는 지존님의 세상을 좋은 마음으로 엿보는 시간들을
아름답게 기억하는 흑백나비로도 살고 싶다.
내가 비록 늘 바둑제로의 자리에 있을지라도
내 마음이 움직이는대로 그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내가 되고 싶다.
이런 나와 생각이 달라서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님이 없는 곳에서 흑백세상을 거울속의 나를 보듯이 보고 싶다.
나에게 날아 온 화살을 향해 당당히 맞서는 전사같은 내가 되고 싶다.
좁쌀같은 성품으로 뒤로 뒤로 물러가는 내가 되며
추락하는 자의 슬픔을 배우는 내가 더 이상 되고 싶지 않다.
유순하듯하면서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평화로움을 사랑하는 내가 되어 나의 모든 발걸음 하나하나를
아름다운 약속이 어려있는 바둑판 위 돌의 행진처럼 만들고 싶다.
갈바람에 답하듯이 속삭이는
가을날의 어여쁜 단풍잎 몸짓처럼 살고 싶다.
내가 아끼는 이름 하나를 빛내고 싶다.
나의 마음으로 나의 사랑으로
그 이름 하나를 빛내고 싶다.
그 이름을
내 생명의 꽃처럼 생각하며
별과 달과 이슬과 풀과 같은 빛으로 빛내고 싶다.
내 생각을 따라 주지 못하는 나의 됨됨이가 종종
내 무능력과 함께 나를 슬프게 한다.
마음만 저만치 앞서가다가 주저앉고
땅을치며 하늘보며 아무리 슬퍼해도
대답없는 세상.
내가 바람인지 구름인지 알 수가 없다.
내 이름의 내가 누군인지 생각해보지만
그 어떤 모양세도 없는 내 존재.
아름다운 님이 한순간에 증발해버린
그 자리의 공백같은 내가 되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의 문을 덜커덩 열고
어리버리하게 살아가는 연습만 무수히 하고 있는 나.
나의 계절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세상에서
돌아서도 생각나는 좋은 이름으로 원없이 살다가
멋지게 승천한 나는 그대의 해맑은 님이었네 라며
말 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흑백사랑 찾아 유랑하는 그대와 나.
어디에서 만나든 반가운 우리가 되었으면...
내가 아끼고 싶은 이름 하나를 빛내주는
그대의 내가 되었으면...
이 모두가 상상속의 바람같은 말이 되었다가
방향없는 하늘에 흩어지지 말고
바둑세상 우리의 약속이 되었으면...
바둑두다가...그냥 한번...2005/9/30/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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