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곁에 나를 묻고 돌아옵니다/이선옥 

                     



1.

하루에도 몇 번씩 

세상과의 이별을 연습해보지만 

용기없고 나약한 제 자신을 

원망해 봅니다



씩씩한 척 잘 견디고 있다 말하지만 

소리내어 울고 싶어도 

울 수 없는 제 자신이 서러워 
오늘밤                                              

하늘의 별들에게 물어

어디엔가 있을 당신 찾아 

목놓아 불러봅니다



아침이 되면 무표정한 얼굴 

죽음과도 같은 생명의 시간 속에 



그리움이라는 치유될 수 없는 병

당신을 또다시 저 시린 가슴

끝자락에 묻어두겠죠



세월 속 

당신 그리 홀로 묻고 

가슴 속 

묻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외로운 당신

나 당신과 함께 

묻혀지고 싶습니다



시간 잊혀지고 

계절 떠난다 하지만 



당신과의 멀어지는 추억들 

왜 이렇게 

크나큰 아픔으로만 더욱더 또렷해지는 걸까요





2.

하느님이 이 세상 창조하실 때 

제일 먼저 만든 꽃이 코스모스였고 

마지막 만든 꽃이 국화였다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코스모스 사연으로 

우리 인연 맺어지고 

그리 행복했건만



마지막 만든 국화와 함께

이렇게 당신을 보냈으니



그 사연 서글픈 전설은

오늘 당신의 무덤 앞에 

국화향기 가득한 그리움만 남겨둔 채  

뒤돌아서며 울지만



내 마음 속 또다른 나  

당신 곁에 묻고 가오니

 

무거운 발걸음 

뒤돌아 보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