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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계절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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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랑한 바람이 가을비와 함께 더 차갑게 불어 왔다.
지난 여름 내내 더웠던 마음을 이제는 거두어 내라고
쉴새없이 쌀랑한 바람은 온 세상에 불어오는 것 같다.
쌀랑한 바람이 나의 여름궁전에도 가득해지면
나는 또 무엇인가 준비해야 한다.
봄바람 불듯이 일어났다가 여름바람처럼 살고 싶다.
싱그러운 대지의 녹음을 헤치고 불어오는
나뭇잎바람과 풀꽃바람과 숲속의 바람을
나는 참 좋아한다.
화사한 봄빛 언덕에서 불어오는 꽃바람도 좋지만...
싱그러운 대지의 참맛을 알게 해 주는
나뭇잎바람과 풀꽃바람과 숲속의 바람들.
가을이 오기전에 내 마음 녹이듯이 불어오는 바람.
가을바람에 밀려 수줍은 꽃처럼 고개숙이듯이 떠나가는 바람.
난 이렇게 예쁘고 좋은 바람들을 알 수 없는 먼 곳으로 보내면서
여름의 마지막 꽃같은 눈물로 가을바람 앓이를 하고 있다.
세상에 사계절이 존재한다면
내 마음속에는 오계절이 있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계절이 나에게 하나 더 분명히 있는데
나는 아직도 이 계절의 이름을 만들지 못하였다.
그래서 더 서러운 나의 계절.
내가 만약에 내 마음속의 오계절 이름을 좀 더 일찍이
만들고 싶어했었다면
흑백세상에서 가장 좋은 님의 이름으로 불렀을 것이다.
그런데 참 묘하게도 내가 가장 좋은 님이라 생각했던 님은
나를 여름바람 보내듯이 밀어내는 가을바람이 되었다.
그래서 매우 슬픈 내 마음속 오계절.
하늘에서 아주 작은 꽃구름이 내려와
내 마음의 강약 중강약처럼 피어있는
하얀코스모스의 계절이라고 말하기엔
그 계절의 수명이 너무나 짧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 내 마음의 계절이라고 말하자니
오계절의 진정한 사랑을 모르겠고...
아,
이제야 생각났다.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내 마음속 계절.
앞으로의 날들을 더 아름답게 준비하고 싶은 계절.
바람과 구름, 하늘과 별의 만남과 이별같은 계절.
그렇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계절은 바로 이렇게
내 마음속에 파고 들어왔다가 높아진 하늘만큼
내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 준다.
내 마음의 여백에 무엇을 채우며 살아가느냐가
또 다른 내 삶의 그림이 되게 해 주는 계절.
내 마음속 오계절을 잘 모르는 누군가가
내 삶의 그림들을 보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거침없는 말 하여도
내 삶의 그림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계절.
누군가가 좋은 마음으로 내 삶의 그림을 보며
세상의 아름다운 물결과 향기를 불러 모으는 말을
보통사람의 시선으로 해 주었다면,
내 삶의 그림은 운좋은 어떤날의 행복처럼
내 마음속 오계절 사랑이 될 것이다.
2005년 8월 25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내가 가장 행복한 마음으로 바둑구경할 수 있었을 때...>
잊을 수 없도록 좋아하며 생각하는 세상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큰 행복이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아픔도 절망스러운 일도 무사히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래서 난 알았다.
좋아하는 것이 참 좋은 일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면
좋아할 수 있는 것을 많이 좋아하자 라는 생각도 하였다.
별과 구름과 달을 거느린 하늘을 우러러 좋아하였다.
바람부는대로 유유히 살랑살랑 걸어가는 구름을 보며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달과 별을 볼 수 없는 상황인데도
달과 별을 정말로 바라다 보는 것처럼 또 좋아하였다.
그대있는 흑백세상 소풍길에서 달빛과 별빛 내리는 날이면
아름다운 상상만을 먹고 살아가는 흑백요정되어
그 세상을 천국이라 생각하였다.
그 세상에서 살고 있는 나 자신을 행운 가득한 사람이라 생각한 이후로
그동안 앓아왔던 내 마음의 병이 좋아져서 예전보다는 속 깊은 사람이 되었다.
주어진 생에 있어서 나를 위한 포기와 무관심의 의미를 바로 알고 나를 돌아보고나서
내가 좋아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생겼다.
좋아하는 것이 비록 사람처럼 말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이어서 정말로 미안 하였다.
태양은 내가 바라다 볼 수 없어서 그렇게 많이 좋아하지 않았다.
밝은 세상 물러가고 고요한 시간이 찾아오면
달님, 별님 오늘도 오셨네요 라고 인사할 수 있는 시간도
아름다운 인생의 또 다른 기회처럼 보였다.
내 마음의 평화가 잔잔히 찾아왔다.
때에 따라서는 내 마음이 혼란스럽게 뒤죽박죽 되어버린 날도 있었다.
이런 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달과 별보기를 더 열심히 하였다.
달빛과 별빛이 하늘의 꽃처럼 보였다.
땅위의 꽃은 우리 모두의 빛으로 보였다.
모든 것을 뿌리 내리게 해 주는 땅은
숲속의 요정과 은반위의 요정도 놀다가는 아름다운 낙원이었다.
그 땅위에서 작지만 소중하게 살아가는 이름모를 풀들은
사람처럼 인격을 갖춘 식물로서 풀다운 품격이 보여 왔다.
밝은 대낮에 바라보는 하늘은 우주 세상에 있는 또 다른 땅이며
밤에 보이는 별빛은 우주세상의 초고층 빌딩에서 활기차게
새어나온 희망의 불빛이었다.
파란하늘에 걸려있는 흰구름은 우주인의 옷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나도 저 하늘에 옷을 걸 수 있다면 나 역시 우주인이 되었을텐데...
산마루에 걸면 산향기 폴폴 나는 숲속의 미녀 옷이 되고
바다 위에 걸면 바다향기 쏙쏙 흡수하여 인어공주같은 옷이 되고
꽃밭에 걸면 꽃향기와 꽃잎 솔솔 뿌려진 엄지공주 옷이 되고
초원 위에 걸면 풀잎이슬 방울꽃 피어난 달의 요정 옷이 되었을텐데...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일은 나를 지탱해주는 내 마지막 자존심이다.
나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른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사람이 나에게 있다는 것은
사람 존중에 대한 사명감을 상실한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서로에게 잔인하고 가혹한 내적 갈등을 동반한 인생을 만들어 간다.
그래서 인생은 각자 알아서 살아가는 자신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떻게 살아야만 이 세상을 다녀간 한 사람으로서 가장 사람다운 사람인지를...
생각하는 머리와 움직일 수있는 손과 다리가 있는데
나는 세상살이 물결로부터 밀려나가고 있다.
가을바람이 머물고 간 구석진 자리에 바스락바스락 모여있는 마른 잎새같은 내가 된다.
나는 정말로 좋은 사람인가 생각해 본다.
나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 하늘과 땅의 아름다운 색채와 빛만큼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빼곡히 무리지어 다정하게 살아가는 풀로 태어나고 싶다.
선명하고 고운색으로 피고지는 꽃을 수발들어 주다가 생을 마감하는 초록빛 풀잎을 참 좋아한다.
풀잎끝에 피어난 이슬꽃도 아주 좋아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정결하고 깨끗하고 진실한 꽃, 이슬꽃.
이슬꽃을 보면 풀잎속에는 가장 순결한 영혼이 잠자고 있는 또 하나의 세상처럼 보였다.
사람으로서의 생이 끝났을 때 내 영혼도 풀잎속에서 잠자는 영혼이 되었으면 한다.
사람의 발에 밟히며 상처난 모습으로 살아가는 길가의 풀을 보고
풀에게도 주어진 운명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에 풀로 태어나게 된다면
사람들의 발에 밟히지 않는 비탈진 언덕에 살게 해달라고
말할 것이다.
이런 말도 내 욕심일까?
아니면 꿈속의 그리움으로 피어나려 하는 내 사랑일까?
그대있는 흑백세상 소풍길에서
내가 좋아하는 고수 바둑을 구경하며...^^
내가 가장 행복한 마음으로 바둑구경할 수 있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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