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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親舊]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4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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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생일에 바둑을 배워 보라고 할아버지께서 선물로 주신 바둑판이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재미없는 바둑 보다는 신나는 알까기 놀이에 더 열중입니다.
나는 알까기 놀이에
한번도 친구한테 이겨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친구의 손가락 길이가 나보다 쬐매 길어서 일 것입니다.
한번쯤은 이겨 볼 양으로
밤을 세워 가며 연습을 해 보기도...
손가락을 늘이겠다고 있는 힘껏 잡아당겨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매번 패자의 쓴잔을 마셔야 했습니다.
"자 이제 내 차례다~"
친구는 엄지와 검지의 끝이 시뻘겋게 되게 힘을 모아 흰돌을 쳤습니다.
친구가 친 흰돌이 내 검은 돌을 살짝 스치고 그대로 바둑판 밖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처음으로 나는 승리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나는 너무 기뻐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더 기뻐합니다.
아마도
매번 지는 내게 미안했던 모양입니다.
"너도 이제 승리자다!"
가끔 바둑판을 꺼내 보면
나보다 더 기뻐했던
친구 얼굴이 생각납니다.
이 글은 아이의 한자급수시험 예상문제집 겉표지에
"친구[親舊]"라는제목으로 깨알같은 글씨로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밤새도록 잠을 잘 잘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생각들이 저의 머리속에서 날아다니며
훌쩍훌쩍, 톡톡, 딩동딩동, 까꿍까꿍, 뽀꿈뽀꿈 하였거든요.
친구란 무엇일까요?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사람,
내가 진실한 마음으로 상대하는 사람,
안보이면 궁금해지는 사람,
보이면 너무나 반가운 사람,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을 사람
내가 친구를 소중하게 생각하듯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는 사람,
나를 믿어 줄 사람,
좋은 것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
좋은 말을 들어도 생각나는 사람,
내 눈에 가장 멋있게 보이는 사람,
친구의 근심이 나의 근심이 되는 사람,
때로는 이것 저것 물어 보고 싶은 사람,
내가 친구 주변에 자주 얼쩡거리면 실례가 될 것 같은 사람,
나로 인하여 혹여 어떤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되는 사람,
친구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잘 지내고 행복했으면 하는 사람,
특별한 마음으로 좋아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여러가지를 생각하다 보니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궁금하여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자신을 믿지 못한다 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해도 괜찮을 것 같은 친구여서
망설이다가 무엇인가를 물어 보았는데
그 말이 결국에는 나에 대한 믿음을 추락시키는 말이 되고...
내 말에 대한 내용속에서 나를 세상속 끝의 여자로 보고...
혹독한 번뇌로 벼랑끝에 몰려나간 사람이 되었지만
그래도 친구를 생각해봅니다.
친구 앞에서 진실과 사실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요?
친구 사이에서 참됨과 솔직함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내가 바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는 역시,
나 혼자 생각하고 나 혼자 바라보고 나 혼자 좋아할 수 있는
별과 하늘과 바람과 꽃과 풀과 구름과 달의 친구인가 봅니다.
나처럼 말을 하며 생각하는 님을 아프게 떠나 보내는
이별의 파수꾼인가 봅니다.
홀쩍...모든 것을 꿈속의 일이라고 생각도 해봅니다.
내 마음과 머리속에 가득한 친구별의 이름...훌쩍...
하늘이 아무리 넓어도 놓을 곳 없는 친구별의 이름...훌쩍...
친구별의 이름은 내 마음속에서 내 영혼과 더불어
세월 따라 은하수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 가겠지요.
2005년 8월 24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가을빛 소망>
가을밤 하늘에 별 하나 떠오르면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내 마음속에 쌓여 갑니다.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달려가는 열차을 타고
세상 한바퀴 돌아보고 싶은 소망도 키워 봅니다.
색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계절의 아픔을 잘 모르는 사람으로
아기자기하게 일상적인 말만 하면서 나는 살고 싶습니다.
내 마음속에서 자라나고 쌓여가는 말들을 가볍게 훌훌 털어내고
가을 하늘의 꽃구름처럼 살고 싶습니다.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말이 가을빛처럼 떠오르고
내 마음속에 간직할 수 없는 말이 되어갈 때
다음 계절을 약속하는 진실한 말로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내 마음껏 원없이 말을 다해도 괜찮은 그런 말을 해 보고 싶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이 파랗게 파랗게 높아지는 계절.
나는 이 하늘에 떠 있는 별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정말로 별이 된다면,
기다림에 지친 사람 되지 않도록 나를 생각해주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궁금함에 마음 졸이고 무심함에 실망하지 않도록
나를 배려해 주는 좋은 벗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잘하여 내가 어디에 있어도
신뢰할 수 있는 벗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을 무척 부끄럽게 생각하고
돌보아야 할 사람을 소홀히 했을 때 그 죄가 참 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착한 벗.
그 벗을 알면 알수록 된사람으로서의 매력을 발견하며
변함없이 좋아할 수 있는 벗.
자연의 모습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감동할 줄 아는 벗.
아름답고 멋진 계절이 오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님과 함께
나란히 걸어갈 줄 아는 벗.
상황에 따라서 그 상황에 알맞게 어울리는 말을 할 줄 아는 벗.
나와 비슷한 눈높이가 아니더라도 나를 존중하며 이해해 주는 벗.
아름답고 소중한 비밀 하나 정도를 가지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살아가는 벗.
이러한 벗을 알고 살아 온 그 삶은 보석같은 인생이었네 라는
찬사를 들으며 벗을 바라보는 기쁨으로
빛나는 별이 되고 싶습니다.
내가 비록 달과 별과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꽃과 풀을 친구삼아 살아가며
고독한 영혼의 잠을 깨우는 천상의 노래같은 글을 쓰지 못할지라도...
2006년 9월 3일 일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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