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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에서
글쓴이 snowmen1 조회 357

내 마음속 하늘에서 영원한 신화의 꽃과 별처럼 있었던 그대.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내 마음속 그대를 밀어내며 그대 자리에 들어와 앉는다. 내가 어이하라고, 세상 모든 슬픔의 그림들이 내 마음속에 주렁주렁 걸린다. 내 마음 언저리에 방울방울 떨어지는 하얀물감들. 가을빛으로 번져간다. 너무나도 소중하게 보였던 그대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홀로서기 연습이 필요한 사람으로 굿굿하게 살아가라고 그대가 가을바람에 밀려나가는 날을 기다려 온 것처럼 나에게 있었다고 생각하니 지난날이 참 많이 야속하다. 서러운 날의 기억으로 나는 하늘보며 황량한 들판을 지키는 미류나무가 된다. 가을바람에 무수히 나폴거리는 잎들이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마다 뿌리끝에서 가지 끝으로 타고오르는 마지막 슬픔. 나는 이 슬픔을 내 마음속 물기둥이라 생각한다. 물기둥 미류나무로 무겁게 한낮을 보내고 저녁이면 하늘소식 한아름 안고 찾아온 달빛의 반가움에 아주 잠시 혼절하여 꿈을 꾼다. 저 멀리 어둠속에서 빛나는 별 하나 보이더니 온 세상이 별바다가 되었다. 반짝이는 모든 별들을, 나의 가지 물기둥 끝에서 나폴거리며 다복한 행운을 알게 해 준 잎이라 생각하니 여름과의 작별인사가 꿈속에서도 서럽기만 하다. 하얀눈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