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있는 천상의 세계가 궁금해집니다.

무슨 말이라도 하며 안부를 물어보고 싶습니다.

나의 말을 못 들은 척 나를 못 본 척 하며

무관심한 그대 모습 보게 될까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흑백나비되어 날아갔던 

그대의 꽃동산.

어느날 갑자기 운좋게 보았던 꿈속의 장면으로 생각나

하고 싶은 말 많은 사람 되어 가도

가슴속에 묻으며 살아가는 일이 

향기로운 내일을 위한 준비라는 것...

내 마음속에 쌓인 말들 많아져 높이 높이 올라가다가

기우뚱한 모습으로 쓰러지려 할 때만이라도

밝아오는 동녘 하늘 향해 푸닥푸닥 훼를 치며 

노래하는 산새가 되고 싶습니다.



내 마음의 여름 풀밭에 조롱조롱 달려있는 흑백구슬들. 

바람의 사랑으로 소스스 떨어내며 

마지막 춤을 보여주는 이슬꽃 나의 낙화입니다.

여름밤 하늘 풀밭을 사각사각 걸어갈 그대의 발소리가 

잊을 수 없도록 하늘 저편 공중에 울려 나갑니다.

애잔한 별님의 바다가 되어버린 여름밤 하늘이

나의 바다처럼 보여와 나도 모르게 여름밤 하늘을 

더 그윽한 눈으로 하염없이 쳐다보다가 

마음속의 말들을 톡톡 내어놓고 

그 말들이 보석과 같은 나의 별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우리들 흑백세상에도 아름다운 계절이 오고 

뒤엉킨 흑백사랑이 어울렁 더울렁 살아가는 덩쿨식물처럼 엮어지고

평온한 헤헤의 바다 앞에 서게 되는 날

그대 이름을 크게 그려 보고 싶습니다.



포기했는데 내 마음 깊이 뿌리 내린 사랑.

나를 말리는 사랑.

하수가 하고 있는 흑백사랑이 참인지 거짓인지 

바둑판위의 대마처럼 생각하며

부끄러움에 깜짝 놀라고 어이없음에 머리 아파 하고

곧 사라질 내 욕심의 큰 사랑을 내리며 훌쩍이고...

우울한 내 마음이 수 백 개로 나누어져 별무리 되고

아픈 내 마음을 별이 뜨기 가장 좋은 새하늘이라며

작은별들 총총히 다가와 은하수 만들고...

영광과 슬픔의 뒤안길속에 있는 듯 없는 듯 

내 곁에 머물다 간 흑백사랑을 

하루의 마지막 풍경처럼 접어야 했을 때

흑백세상 물결들이 참 아프게 보여오더이다.



그대 모습이

아름다운 별님의 초상화 되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벽에 걸려있고 

내가

흑백색 무명 치마저고리 입은 흑백전사로 바둑논개 혼을 담아

환생해 가는 상상의 꿈속에 있었을 때

청룡언월도와 장팔사모와 쌍고검과 방천화극이 

우정과 위용을 뽐내는 검의 노래로 

칠지도 가지 끝을 돌고돌며 들려오더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세상속으로

정겨운 조롱박 터널을 살짝살짝 건너가는 

아름다운 님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나를 데려가며...





2005년 8월 10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