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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여백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424

어여쁜 별을 삼키고도 어둑한 세상의 그림자가 하늘에 가득한 날이면 내가 좋아하는 벗을 불러다가 부침개를 해 먹고 싶다. 쪽파와 애호박과 당근과 깻잎과 붉은고추와 버섯과 오징어와 하얀밀가루 등을 이슬같은 물에 섞어서 자글거리는 해표식용류가 있는 둥근 후라이팬에 익혀 먹으면 정말로 맛있을 것이다. 혼자 먹으면 부침개의 맛을 모르고 삼키는 음식이 될 것이다. 좋아하는 벗과 함께 먹으면 하늘에서 귀향 온 선녀가 우정을 알고 사랑을 알고 벗을 알고 가장 맛있게 먹어보는 음식이 될 것이다. 그리운 벗, 좋아하는 벗의 얼굴을 보며 참다운 우정으로 허락된 우리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일은 정말로 향기로운 행복이 될 것이다. 벗에 대한 무지개빛 물결이 마음에 가득하여 넘칠 것 같은 날, 서로의 마음을 봄동산의 꽃과 나비와 풀잎처럼 띄우며 가식없는 대화와 웃음으로 마주보는 우리가 될 수 있다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아름다운 세상의 님과 같은 벗으로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벗과의 만남을 촉촉한 흙 위의 개미 발자국 그림처럼 미풍에도 아주 작은 몸짓으로 춤을 추는 봄바람속의 낙엽처럼 진실한 자연속의 내가 되어 벗의 존재를 아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무엇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내 마음의 여백에 저 하늘에서 후두둑 떨어지는 신비한 별무리 대하듯이 좋은 벗에 대한 내 사랑의 편지를 쓸 수 있는 나였으면 좋겠다. 2005년 5월 11일 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