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의 눈부신 햇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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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의 눈부신 햇살로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585

오로바둑 하늘을 밤새도록 보았다. 공부하는 수험생도 아니면서 바둑두며 이렇게 밤을 새보기는 처음이다. 밤샘하며 바둑둔다고 바둑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닌데 그냥 한 번 밤을 새며 구경꾼 고수의 옷도 입어 보았다. 구경꾼 고수의 옷이 나에게 맞지 않아 보자기를 둘러 쓴 것처럼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의 흑백사랑 소풍길이 시작되면 가장 좋아하는 발레리나 옷을 입고 달빛 요정처럼 걸어도 보았다. 그런데, 내 기억속에 남아 소중하게 느껴졌던 그리운 그림자 하나가 너무나 멀리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의 소풍길 따라서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한 그 그리움은 외로움과 고독의 꽃을 꺾기 위해 다가온 흑백물결 주인공을 연결해 주는 길처럼 은하수의 오작교였다. 멍멍한 기분으로 인정할 수 없는 길을 만들다가 밥그릇 연륜의 상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 바둑과 내 마음을 일상적인 고정관념속에 가두고 흑백사랑이 정지해 버린 듯한 빗장을 채우고 떠돌이 별과같은 나를 보았다. 바둑이 좋아서 오로바둑 하늘에 내 이름으로 빛나는 집을 짓고 행복을 알았다면 그 행복이란 무엇이었을까? 알 수 없는 오로바둑 하늘에 내 마음의 돌은 별똥별 유성우가 되어 모두모두 떨어져 가는데... 그 무엇을 담아도 쉽게 새어나가는 그물같은 내 마음에 걸리는 흑백우정이 시시한 흔적으로 남아 삭막한 세상에 숨어버리려 한다. 하얗게 빛나는 유리창의 눈부신 햇살로 말끔히 내 마음 씻어내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아쉬운 소풍길. 이제는 보기좋게 정리하며 봄동산 꽃나비되어 새롭게 날아가고 싶다. 2005년 4월 25일 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바둑두는 내가 부끄럽게 느껴진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