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시인의 입술로 말하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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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시인의 입술로 말하였다면...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401

그대를 처음 보았을 때 그대에 대한 내 마음은 하얀 종이였어. 그런데 참 이상하더군. 그대의 이름이 자꾸만 하얀종이 내 마음에 그려지는거야. 반가움으로, 설레임으로 그대에 대한 이미지가 안보이는 듯 하면서도 보이는 듯 하고 바람불면 동서남북으로 흩어지는 꽃구름처럼 그대 모습이 그려지는 날이 있었지. 이런 날에는 나 자신을 화가라고도 생각했지. 난 그랬지. 멋진 폼을 잡고 그대의 모습을 네모의 나라 왕자라 생각하며 놀이방 아이처럼 휙휙 죽죽 그려본 날도 있었지. 행복하게 보이는 듯하면서도 우수에 찬 눈빛으로 쓸쓸하게 살아가는 듯한 왕자처럼 그대가 보이는 날에는 행복한 왕자의 초상화를 반짝이는 별님의 마음으로 그려보기도 했지. 내가 좋아하는 꽃과 나비의 흑백정원에 귀한 손님으로 찾아왔던 날 구름위 하늘을 보며 바람의 왕자처럼 서서 사색에 잠겨있는 그대를 아주 멋있게 그리고 싶었는데 실력부족으로 잘 그리지 못하고, 그대를 볼 수 있는 흑백정원을 나와 그대의 세상이라 생각하며 우리들 세상을 그려 보았지. 그림 그리는 일에 심취해 있는 왕초보 화가인 나를 보고 그대는 말했지. "돌은 차겁다" 그대의 말을 듣자마자 "돌은 달콤한 사탕이다"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안했지. 돌의 차거움을 설명해 달라고 말하려다가 돌의 달콤함을 설명할 수 없는 나를 알고... 하지만 "돌은 차겁다" 라는 말을 달콤한 시인의 입술로 말하였다면 내 마음속 별은 모두 날아 갔을거야. 그리고, 내 마음은 까만종이가 되어 어떤 그림을 그려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 물감을 무질서하게 뿌리면서 화가의 고독을 즐기는 내가 되었을거야. 그대가 볍씨를 소독하고 도라지꽃을 돌보며 제비꽃 여행까지 시켜주는 왕자여서 참 좋다라는 생각을 하며...방긋^^ 2005년 4월 21일 목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