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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뚜껑 열리는 날 (V 3.2 ^^) |
| 글쓴이 술래잡기7 조회 5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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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삼년전쯤이었나 봅니다. 제가 아내에게 한가지 제의를 했읍니다.
서로에게 정말 해주기 원하는것이 무었인지 한가지씩 말해보자고 했죠.
저는 아내에게 평소에 잘보이 않는 곳도 좀 청소를 해달라고 부탁했읍니다.
옷장속이나 냉장고 등등을 예로들었죠.
아내는 나의 부탁을 듣고는 의아해하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들 4명이 어지러 놓으면 보이는 곳만 치우기도 시간이 모자라는판인데…)
그래도 저에게는 상냥하게 일주에 한번은 치우도록노력 하겠다고 말해주었읍니다.
저에대한 아내의 부탁은 제발 화좀내지 말라는 것이었읍니다.
이뜻밖의 소원을 들은 저는 좀 당황했고, 머리속에는 여러가지생각이 오고갔습니다.
(아니, 내가무슨 화를 그리 많이 냈다고? 세상에 화 않내고 사는 사람있으면 나와 보라고해)
그러나 저는 아내에게 앞으론 화를 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을 해주었고,
아내는 무슨 큰 선물이라도 받은듯 무척 기뻐했읍니다.
그후로는 화가 날때마다 나름대로 참고 또 참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화내는 횟수는 줄었지만, 한번 화를 내면 그동안 쌓인것이
한꺼번에 폭팔하여 완전히 뚜껑이 열리는 것이었읍니다.
그래서 이 화에대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제자신을 살펴보기 시작 했읍니다.
"나는 언제 화가 나는가 ?"
"왜 화가 나는가 ?"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크게 나눠보니 집에서 내는 화 하고 밖에서 내는 화 인데, 화를 내게하는 원인이 다르더군요.
집에서는 주로 아이들 때문에 화를 냅니다.
떠들어 대니 화내고, 서로들 매일 싸우니 또 화내고, 공부못하니 열받고…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열받는 일은 학교 숙제를 가르쳐주는 일입니다.
서너번 가르쳐줘도 못알아들으면 뚜껑이 열려 소리를 지르게되고,
아이는 더 얼어서 점점 생각을 못하게 되니 악순환이 반복 됩니다.
아주 오래전에 남의집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쳤던 적이있습니다.
정말 엄청나게 머리가 않좋은아이 였죠,
그때는 똑같은 것을 열번 가르쳐 주면서도 별로 화가 나지 않았었는데,
왜 내자식은 이렇게 힘이들까?
한참후에 깨닫게 된것은, 제가 아이들과 제자신을 동일시 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나의 분신이나 나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이란것을 깨닫고나니,
공부를 좀못해도 마음을 편하게 갖을수 있었습니다.
(뭐 지들 인생인데 내가 뭐 이렇게 안달할게 무엇인가…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그럼 밖에서는 언제 화가 나냐구요?
두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운전을 할때 옆에서 깜박이 신호를 주면서 끼어들면 저는 점잖게 양보합니다.
그런데 얌체같이 갑자기 쏙 끼어들면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아니 이놈이 나를 뭘로보고 )
저는 다시 옆으로 빠져나가, 더빨리가서 그나쁜놈 앞으로 신호를 주지않고 끼어듭니다.
(인상을 한번 북 긁고 째려 보면서, 너도 맛좀 봐라)
또 한번은 전화를 받았는데 예쁜아가씨 목소립니다.
마음 설레이며 누굴까 하고 있는데, 잠시 기다리랍니다.
전화를 들고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왠 남자 목소리가 나옵니다.
아, 이건방지신분이 자기 비서를 시켜서 전화걸게하고 나를 기다리게 한후 전화를 받는것입니다.
(와, 뚜껑이 또 열립니다. 아니 지가 무슨 대통령이라고,
자기 전화는 자기가 걸지, 나를 뭘로 보고 ?)
그래서 저는 그놈(아니, 그분)이 전화를 받자마자, 퉁명스럽게
“아, 지금 바뻐요” 하고는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그 외에도 밖에서 화낸 이유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부분의 경우 내가
“무시당했다고느꼈을때” 화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실제로는 상대방이 나를 무시한것이 아닌데
“스스로가 무시 당했다고 느끼고” 화를 내는것이었습니다.
사실 다시 생각해보면, 별로 화낼 일들이 아닙니다.
운전하다 보면, 차가 끼어 들수도 있고,
전화도 다른 사람이 대신 걸어줄수도 있고, 좀 기다릴 수 있는 일이지요.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사소한 일로 화를 내지않으실 것입니다.
그럼 나는 왜 화가나는 걸까?
또 고민을 하면서 곰곰히 생각했죠. 결국에 깨닫게 된것은 나의 자존감 (self esteem) 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읍니다.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은 누가 나를 좀 비방하거나 무시를
해도 여유를 가지고 웃어 넘길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자존감이 낮았던 저는 조금만 무시를 당해도 마음에 상처를 받고 쉽게 화를 벌컥 벌컥 냈던것입니다.
그리고 알고보니 내가 화를 내는것은 마음속 깊은곳에 감추어져 있던 문제 (혹은 마음의상처) 가 겉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더라구요.
화를 않내려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화를 내게하는 원인,
즉 그뿌리를 제거 하지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걸 이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부모님과 오래 (5년이상) 떨어져 살았던 영향때문인지 매사에 남의 눈치를 보고 위축되어 자신감이 없이 살아왔던것 같습니다.
나자신에 대한 건강한 자아상, 자존감 (healthy self esteem) 을 회복한 이후, 분냄의 반정도는 저절로 사라진것 같습니다.
이젠 화나 나려 하면 조용히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지금 내가 화를 내고 있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래서 나를 화나게하는 진정한 원인이되는 쓴뿌리를 제거하고 나면 잎사귀는 저절로 말라 버리더군요…
화냄(성냄) 으로 부터의 자유함... 행복의 첫걸음이 아닌가 싶네요 ^^
아내가 요즘같으면 저하고도 살아줄만 하다고 하네요 ^^
저도 결혼 생활 20년중 요즘이 가장 행복한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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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냄을 죽이면 편안히 잘수 있고
성냄을 죽이면 마음에 걱정이 없다.
성냄은 독의 근본이 되어
능히 단 종자를 해치는 것이다.
그 성냄을 죽일 수 있으면
성현은 그를 칭찬하리니
만일 능히 그것을 죽이면
그 마음은 걱정이 없으리라.
<아함경 – 바사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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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 4:26>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잠 15:18> 분을 쉽게 내는 자는 다툼을 일으켜도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시비를 그치게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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