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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3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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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 에게
> 오늘 우연히 다이어리를 뒤져보지 않았다면 네 기일를 모르고
> 지나칠뻔 했구나.
> 난 네게 무심한 친구였나보다..
>
> 네게 부칠 주소를 알수 없어 이렇게 전파에 글을 실어
> 보낸다..
>
> 너의 얼굴을 마지막 본 날 너무도 변한모습에 병실을 잘못
> 찾아왔다 생각 했었다. 길어야 1달이라는 의사의 말에 난
> 네게 할 말이 생각 안났었다..
>
> 몰핀에 의지하여 참고있는 고통스런 너의 모습 속 에서
> 난 무엇을 말해야 했을까! 그나마 날 알아보고 웃음지으려
> 했던 너의 얼굴이 떠오른다..
>
> 너와의 대면은 채 1시간이 안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다시
> 통증이 찾아와 나보고 가라하던 너의 손짓..
> 내게 아픈기억 안 심어주려 날 보냈던 너의 마음 다 안다.
> 그 시간이 이세상 에서의 마지막 대면 이었지..
>
> 병실을 나오면서 "잘있어 건강해야되" 입 안에서 맴 돌던 말
> 끝내 못하고 나왔다. 인사 한 마디 없이 가버렸다고 너는
> 섭섭해 했을지도 모른다.
>
> D 야,,
> 내 변명좀 들어주련..
> 죽어가고 있는 널 뻔히 보고 있으면서 차마 잘있어
> 건강하라는 말이 내 입에서 소리되어 나오질 못했다.
> 왠지 그 순간에 그런 말은 널 더 아프게 할지도 모른다는
> 생각이 스쳤다..
>
> 그날 올림픽대로를 타고 나오면서 불켜진 성모병원을
> 하염없이 바라봤다. 다시는 이 넓은 땅덩어리 밟아보지
> 못하고 저 건물안에서 죽어가겠구나 생각하니 하염없이
> 눈물이 흘렀다..
>
> 그리고 일주일이 채 안돼 넌 하늘로 가버렸지.
> 내게 "잘가" 라는 말할 기회도 주지않고 넌 그렇게..
>
> D 야!
> 언젠가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날 수 있겠지.
> 비록 다른 겉모습으로 우리 만난다 하더라도 너는 나를
> 알아볼 수 있을거야 그리고 그때 못했던 말 지금 할께..
>
> 잘있어 친구야..
>
모든 존재의 끝은 이별이며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지요.
이별과 만남이 없다면 모든 세상은
살아있는 세상이 아니며 무의 세상이지요.
들꽃처럼 순수한 좋은 만남 앞에서도
이별가를 불러야 할 때가 있기에
찬란한 슬픔이 있지요.
내 마음의 유리컵에 찬란한 슬픔을 채우고서
살아가는 우리들.
이별과 만남도
인생이라는 꽃밭의 한가운데에서 보면
꽃과 나비같은 관계이지요.
꽃과 나비와 나, 내 영원의 안식처 대지의 품안에서
못다한 말을 하고 싶고 생각나는 벗이 있음은
주어진 삶을 아름답게 살았다는 의미이겠지요.
너무 아파 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바둑톡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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