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Home > 커뮤니티 > 문학게시판 |
|
 |
|
|
|
| 비의 편지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283 |
|
|
간밤에 살짝 하늘나라에서 선물이 내려왔다.
하늘나라 마법의 선물을 담당하고 있는 왕자가
대지의 어린 싹을 애틋한 마음으로 사랑하기에 보내 준 선물.
만물이 꿈을 가득 품고 하늘보며
공중에 꿈의 나래를 펼 때 쯤이면
살짝꿍 아낌없이 밤새 내려오기를 즐기는 비.
이슬같은 비.
보슬보슬 내려오는 비.
부끄러운듯이 살짝 내려오는 색시비.
미끄러지듯이 가볍고 부드럽게 여우처럼 내려오는 여우비.
가늘고 곱게 내려오는 고운비.
바둑좋아의 눈으로 보면 내 꿈의 왕관처럼 늘 나의 머리 위에 존재하여
멀지만 가까운듯이 하늘빛 눈물로 내려와
흑백마음 한쪽에서 튀어나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톡톡비.
네모의 나라 바둑판에도 이슬비, 보슬비, 색시비, 여우비, 고운비 등 예쁜 비가 있다.
언제나 부드럽고 곱게 조용한 흔적만을 남기지 않는다.
때로는 험악한 전쟁터의 한장면으로 다가와
2차 흑백대전, 3차 흑백대전으로까지 전개되고
네모의 나라를 더 이상 여행할 수 없는 흑백사랑접기를 유도하는 비.
모두가 사람의 마음에서 비롯되기에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또 다시 돌아온 님이 되게 하여 주는 비.
새로운 세상에 진입하여 기쁨과 즐거움으로
넉넉한 마음 한자락을 흑백여행 최고의 여행경비라 생각하고
톡!톡!...딱!딱!...탁!탁!...하게 하여 주는 비.
운좋게도 아니면 실력으로 여행경비가 몇배로 불어나서
네모의 나라 황제와 황후가 되게 하여 주는 비.
얼마나 멋진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는가?
여행경비가 바닥나서 쉼터를 찾기도 전에
그대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지만...
하지만 쓰러지는 모습도 얼마나 다양하고 개성이 있는가?
만물의 영장 사람이라는 한줄기에서 태어나
서로가 이해하며 가장 친밀한 관계가 유지될 듯 하면서도
정화되지 않은 마음의 파편들을 날리면서 부적합한 관계가 되기도 하는 우리들.
어떤 상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모든 일이
나의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제와는 다르게 이슬비, 보슬비, 색시비, 여우비, 고운비처럼 소리없이 움직이며
희망과 꿈의 다리를 건너가게 해 주는 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어느 쉼터의 손님과 주인으로 있다는 것을 감사한다.
간밤에 소리없이 내린 비의 흔적 때문일까?
아니면 화사한 햇살이 간밤에 내린 비의 흔적에게 빛의 자리를 양보하며
하늘 중천까지 그윽한 마음으로 순행하며 아름다운 질서를 지키주기 때문일까?
나는 오늘부터라도 하늘나라 왕자가 보내 준 마법의 선물,
즉 간밤에 내린 비의 편지 내용처럼 살아 볼 것이다.
2005년 3월 22일 화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
|
|
|
|
|
.png){kind=logo}
이전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