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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글쓴이 ⊙배추 조회 280

> 월내역 > > > 나무가 한 그루도 아니고 두 그루나 잡아끄는 바람에 > 사내는 나무 사이에 있는 그 찻집에 들어갔었네 > 기차가 곧 당도할 시각이었지만 찻물은 천천히 끓고 > 찻물따라 진해지는 와이담 몇 토막, > 한물 간 여인은 자꾸 웃었고 그보다 더 한물 간 여인은 > 설거지를 버려두고 맥주 몇 병을 들고 나왔네 > 첫잔을 비울 때쯤 > 기적소리 같은 게 해소천식처럼 지나갔지만 > 좌중은 그만 파안대소를 터뜨렸고 > 그 틈에 여인의 허벅지로 손이 간 사내를 > 두 그루의 나무가 번갈아 가며 꼬집어주고 있었네 > 이렇게 싱거워서야 어디 사랑이 되겠냐고 > 김빠진 맥주가 국산 양주로 바뀌고 > 좌중은 어느새 흠씬 뜨거워져 있었네 > 사내가 두어 번 차 시간을 물었지만 > 커다란 괘종시계는 히죽히죽 고개만 끄덕였네 > 기적소리 같은 게 또 한 번 울렸지만 > 사내는 그게 > 제 가슴 저 편에서 울렁이는 바람소리인 줄 알았네 > 밤이 깊을수록 두 그루의 나무에서는 향기가 은은해졌고 > 사내는 그게 여인들의 체취인 줄만 알았네 > 두 여인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 꼼짝달싹 못하게된 사내는 > 두 나무 사이에 팔을 늘어뜨리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네 > 그때 비로소 새벽 열차 하나가 막 들어서고 있었고 > 기적소리에 놀라 벌떡 일어선 하늘이 > 간밤의 이불을 걷어내고 있었네 > 미처 깨우지 못한 사내를 두고 > 두 그루의 나무가 짐을 꾸려 > 아직 어둑한 승강장으로 걸어 나가도 있었네. > > ---당대비평 2002년 여름호 (19호)--- 지은이가 누군지 좀'' 두여인이 쳐놓은 그물에 걸려 퍼득거리는 움직인조차 없는, 마치 한여름 냇가에서 잡아다 세숫대야에 풀어놓은 송사리 마냥 숨만 헐떡이며 배를 허옇게 내놓고 잠들어있고 ' ' ' 잠든 사내의 두그루 나무 사이에는 새벽 시커먼 열차가 힘찬 기적소리와 함께 부르르 떨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