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샘어귀에 있는 우물은 참 퍼올리기가 어려운 우물입니다.
이 마을의 오래된 전설만큼이나 깊어 여름이면 이 마을 아낙들은 수박이며 토마도며 상하지 않고 싱싱하게 먹는 방법으로 이 우물을 이용했읍니다.
15m쯤의 긴 줄 끝에 과일들을 매달아 샘물 근처까지 넣어두면 정말이지
침이 꼴깍 넘어갈 정도로 아삭이는 맛을 맛볼 수 있었읍니다.
마을 아낙들은 그래서 긴줄의 꼬리표들을 보고 어느집에 무슨 과일을 먹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었읍니다.
어느날 이 마을에 전기가 들어오고 라디오 스피커가 울려 퍼지게 되었읍니다.
새마을 노래와 이미자의 노래가 동리 사람들 입새 사이에 흘러 나올즈음 4h운동이 시작되었고 젊은 마을의 청년들이 마을의 개선 방향을 상의하다 제일 먼저 찬샘어귀의 우물을 메우자고 제안했읍니다.
"재래식 우물은 비 위생적이며 너무 깊어 쓰기 불편합니다. 관정을 묻어두고 양수기로 퍼올리면 물은 언제든 쓸 수 있어요.마침 지원금도 군(郡)에서 나온다니 ,재래식 우물을 없애서 우리의 아낙들 팔에 알통 생기는거 방지해보자 이겁니다."
마을 이장인 재식의 말에 이일은 회의에 붙여졌고 찬반이 분분했읍니다.
그리고 6:4로 결론은 우물을 메우게 되었읍니다.
포크레인이 동원되어 굵은 돌들이 120여년의 우물 속으로 메워지던날..사람들은 관정을 통해 흘러나오는 우물물을 흐뭇하게 지켜보았읍니다.
그 이후.. 마을에서는 누구네 집에서 무엇을 먹는지 알 수없었읍니다.
품앗이나 추곡등 마을의 공통사 외에는 빨래터에서 만나던 아낙들의 모습도 사라졌읍니다.
그리고 .. 30년이 흘러 , 지금은 그 우물은 쓰는 사람이 없게되었읍니다.
지난 세월의 그리움...제 고향입니다.(문체의 선택은 어른과 함께 읽는 동화를 추구하는--- 쉽고 예법에 맞게 존대말을 첨하여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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