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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에 대한 단상. |
| 글쓴이 백수신검 조회 4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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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어떻게 하면 시를 잘 쓸 수 있을까 하며 습작, 혹은 창작이라는 이름으로
그 고단한 글쓰기를 계속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 제가 글쓰기를 고단함이라고 표현하는지는 이 글의 말미까지 읽어보시면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에 대해서는 별 흥미가 없지만 적어도 시를 쓸 때 어떠한 요소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간단하게 정리해서 시를 쓰고 계시는 많은 분들의 공통된
숙원이기도 하거니와 가장 중요한 시 쓰기의 현안 핵심사항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사람들은 시를 아름다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를 쓸 때 시인의 마음과 느낌으로 그저 미사여구만 갖다 붙여 감정을 노래하듯이
시어를 나열하면 된다고 믿고 있죠.
청춘의 맥박이 요동치던 철부지 시절, 세상의 고단함은 혼자서 다 떠맡은 듯
절제되지 못한 감성과 열정만으로 몸부림치던 보석보다 더 소중한 경험들이
시의 전부는 아닌 것처럼 꼭 시가 가슴만으로 쓰여지는 것은 아니랍니다.
좀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1.시는 논리다.
처음 듣는 소리라고 하실 겁니다. 분명히....
그럼 왜 시가 논리일까요?
여기서 제가 말하는 논리는 시가 말하는 정형적 틀을 의미합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의 옛시나 한시를 보면 기승전결이란 흐름에 충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시상을 일으키는 기(起), 시상을 발전시키는 승(承), 시상을 전환시키는 전(轉).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체를 마무리하는 끝맺음으로 결(結)이라는 4가지 구조로
되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4가지 구조는 시의 자유로운 변화와 더불어 여러 가지 새로운 구조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최근 문학가(?)를 휩쓸고 있는 시의 형태를 보면 소위 말하는 산문시란 형식을 빌려
서론, 본론, 결론의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경우도 많이 발견됩니다.
한 예를 들자면 2002년 한일월드컵의 축시였던 귄타그라스의 요상한(?) 시도
잘 음미를 해보면 일맥 상통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말하자면 시의 틀이라고도 부를 수 있는 것들입니다.
2.시는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참 이상한 궤변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방금 시는 논리라 해놓고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하니 어리둥절할 밖에요.
시인이 시를 쓸 때는 어떤 사물을 보고 느낀 아름다움이나 거기서 생기는
감정을 글로써 표현하는 작업이 바로 시입니다.
시나 수필은 소설과 달라 지식의 산물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간단하게 말해서 시가 요구하는 정형적 틀도 벗어나야 한다는 말입니다.
3.시작(詩作)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시는 의외로 바둑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바둑격언에 정석은 배우고 잊어라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둑에 정석이 있듯이 시에는 기본적 틀이 존재합니다.
이 기본적 틀인 시의 행, 연, 내용, 제목 등이 시의 구조를 이룹니다.
좀 더 간단하게 말씀 드리자면 시란 구상과 추상의 적절한 어울림의 원리를 띠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뭐, 전자에도 말씀드렸지만 시가 논리이면서도 비 논리인 것처럼 항상 이런
매커니즘을 따르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시를 처음 쓰는 분들에게는 위에서 말하는 틀부터 연마한 다음에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바둑에서 정석을 공부한 다음에야 고수가 될 수 있듯이 시작(詩作)도 그렇게
해야만 자신만의 시세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즉, 논리나 틀을 바탕으로 한 시로 공부한 다음에야 비로소 논리를 벗어난 시를 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시를 쓰는 자세한 기술적 내용까지 예를 들어 말씀 드리고 싶지만 지면관계상
더 보여드릴 수 없음을 양해 바랍니다.
4.시는 상상력이다.
시를 쓸 때, 우리는 어떤 사물이나 구조를 보고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합니다.
이때 상상력도 동원됩니다.
상상력이란 보여지거나 만져질 수 없는, 존재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 상상력이란 것은 현실이나 사물(시를 구상하게 해 주는 것들)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그 정밀한 고찰에서 벗어나는 겁니다.
뭐랄까 사물에 대한 자세한 관찰에서 그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는
것이라 한다면 역설이 될까요? (좀 자세한 기술은 피하겠습니다)
시나 문학에서 이 관찰력은 사실상 가장 중요한 의미를 부여합니다.
수많은 문학작품들을 보면 제 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자세한 예는 싣지 않겠습니다)
상상력이라 함은 의외로 새로운 시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시란 가슴으로 쓴다. 일반적인 관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슴이 여자의 젖가슴이라 생각하진 않으시겠죠. ㅎㅎㅎ
시가 말하는 가슴이란 시에서 말하는 감정의 흐름과 정서를 말합니다.
시의 감정과 정서는 조금 다릅니다.
이러한 감정과 정서란 것도 사물에 대한 관찰에서 시작하여 상상력까지
동원되는 종합적 언어의 산물이라는 것이 시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가 무조건 아름다운 말이나 철학적 구조만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5.시의 생명은 신선함이다.
시를 포함한 문학의 생명은 바로 신선함에 있습니다.
시를 구상하고 그 관념이 구체화되어 마침내 형상화되었을 때 시의
내외 면에서 보이는 상투적 기법들을 피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매번 같은 감정이나 정서를 느낀다면 그건 이미 시로써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특히 구태의연한 시어나 과다한 감정노출, 고백적 성향, 반복적 표현의 글 등은
시에서 절대 피해야할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시나 문학에서 요구하는 생명을 파괴시키는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낯설다", "새롭다"
문학도 진화하는 하나의 무형생물입니다.
진부하거나 식상하다면 그건 이미 문학이 아닙니다. 시는 더더욱 아니고요.
6.글쓰기는 고단하다.
시를 쓰는 시인이나 작가는 정말 고단한 직업입니다.
글로써 밥먹기도 힘들거니와 작가로서의 고민은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글에도 깊이가 있습니다.
그 깊이를 자신이 알 수 있는 경지에 오르기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세상 사람 다 알아도 자신은 모르는 자신의 글, 이것을 알게 되기 전까지
끊임없이 반복되는 습작이라는 이름으로 그 허무의 강에 빠져 허우적거립니다.
이렇듯 시인이나 작가가 되는 길은 자기와의 끝없는 투쟁과 재창조의 결과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살아 숨쉬는 사고로써 사물을 관찰하고 끊임없는 탐구정신과
깊은 사색으로 무장되어야 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고단한 일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또한 멈출 수 없는 것이 글쓰기란 작업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 고단한 작업을 그치지 않는 수많은 분들께 응원과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레 글을 쓰다보니 두서없이 간단하게나마 정리해 봤습니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한 작품을 기준으로 설명해 드리고 싶은데
요새 제가 워낙 게을러져서 약속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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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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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4-26 오후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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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論일세 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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