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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없는 이별 |
|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3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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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로 온 세상은 축제가 시작되었다.
나뭇가지마다 땅마다 사랑의 요정 집들이 창문을 열고
봄맞이 대청소를 하더니
창가에 봄빛 새싹 커텐을 걸었다.
울렁거리는 내 마음은 봄빛 커텐 뒤에 숨어있는
그림자 사연 하나를 꺼내본다.
내가 알고 있는 벗의 소식을
오로세상의 멋진 약속처럼 생각하고
하루 이틀 기다리가
그 기다림이 바로 이별연습이라는 것을 알았다.
흑과 백의 멋진 승부사처럼 물림할 수 없는 우리였기에
진실한 마음을 보여주지도 못하고
이별을 맞이해야 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우리의 이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 기다림이라는 말이었으리라.
기다림은 말없는 이별.
흑과 백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상상의 나라에서
이별연습이 필요한
내가 되어
봄이 오는 소리를 이별가처럼 듣는다.
나도 이제는 누구라도 쉽게 찾을 수 없는
숨어있는 사람의 길을 가련다.
아무도 모르게 나의 길을 가련다.
내 마음 설레이게 하여
상상의 나라 사랑의 물결로 수놓았던
꽃과 나비와 하늘과 바람과 별을 툭툭 털어내며...
또 다시 내 사랑의 물결을 좋아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조금만 좋아하리라.
예전처럼 많이 좋아하며 애간장 녹이는
상상의 나라 주인공으로 풋사과만 먹으면서
풋사랑만 알고 살아가는 내가 되지 않으리라.
새로운 상상의 나라 개척자가 되어 힘차게 살아가리라.
봄빛축제의 소리를 이별가로 맞이하지 않고
나도 봄빛축제의 하나가 되어 희망가를 불러보리라.
2005년 3월 12일 토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
미술작품 전시회 관람이 지적인 문화생활의 일부분으로 대중화되며
자리잡아 가고 있는 세상에서 나는 딱 두 번 미술관에 갔었다.
동생의 작품이 입선작으로 뽑혀서 예술의 전당에 걸려 있을 때
무척 기쁜 마음으로 찾아 갔었고
또 한번은 아이 방학숙제를 할 요량으로 몇 년전에 서울시립미술관에 갔었다.
이때 당시 여러가지 미술작품을 보았지만 그림에 대해 문외한이어서
관람후 작품에 대한 나의 사견을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그 작품의 주제가 될 만한 작품명과 시상권의 종류를 구분하여 입선작으로서의 진면목을 찾고자 나름대로 애를 써 보았지만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책과 관련된 봉사를 하다보니 다양하게 독서 할 기회가 자연스럽게 주어졌다.
보통 사람으로 여자의 인생을 살면서 독서를 즐기는 생활에 진입하게 되었을 때 이 생활이 얼마나 다행인지 알게 되었고 책의 소중함을 내 마음의 보석처럼 간직하게 되었다.
현대미술의 거장 피카소의 작품 '파이프를 든 소년(1905년)' 이 최고의 고가로 낙찰되었는다는 소식을 2004년에 들었는데
2006년 6월 18일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수타프 클림트의 대표작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이 회화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렸다는 소식이 미술가의 큰 이변처럼 신문에 나왔다.
경이감으로 내 마음 사로잡은 이소식은 나에게 빅뉴스였다.
왜냐하면 사람은 사람의 모습을 그린 작품을 가장 높이 평가하며 알아준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림속의 인물이 유명인이 아니어도 천하절색의 미인이 아니어도 사람들의 절대고독속에서 아름다운 영혼을 불사르는 작품을 알아내는 능력이 인간의 무의식속에 꿈틀꿈틀 숨어 있다가 언젠가는 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낙점을 반드시 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이명옥씨가 집필한 '화가들은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라는 그림 이야기 책이 읽어 보고 싶어졌다.
문필가들은 문장으로 음악가는 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다양한 언어구사와 음색으로 표현한다.
춤추는 사람은 몸동작으로 그 감정을 표현하며 몸으로 무대 위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화가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보통사람들은 희노애락의 감정들을 시시때때로 발산시키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도 하고 때로는 은밀히 인내하며 숨기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화가들은 오묘한 여러가지 색깔로 그림속의 물체에 그 감정을 담아내며 작품 하나가 완성될 때마다 자신의 분신 하나가 위대한 탄생을 한 것처럼 희열을 느낄 것이다.
화가의 감정 표현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떤 그림을 그리면서 감정을 어떻게 담아낼까?
나는 궁금하였다.
조물주의 영장류 중에서 인간은 감정 표현이 가장 풍부하기에
사람을 그 어떤 존재보다도 아주 특별하게 불가사의한 존재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에서 이명옥씨는 자신만이 간직한 미술세계의 뜨락을 보여주며 주옥같은 고유한 눈으로
수 많은 명작들의 이름을 살리면서 새생명을 불어 넣듯이 아름다운 시와 동화같은 이야기로 작품세계의 문을 열고 계셨다.
몇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인상파의 화가 르누아르의 작품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을 [화목한 가정]이라 부르면서 귀여운 두 아이는 엄마의 따뜻한 보호를 받으며 햇살처럼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고 하였다.
애완견인 포르트도 행복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바닥에 얼굴을 기댄 채 밖을 노려 보고 있다고 하였다.
최고의 그림솜씨를 발휘해서 축복받은 가정임을 나타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결혼한 사람이면 누구나 원하는 화목한 가정.
화목한 가정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면서도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은 세상.
어쩌면 르누아르가 이런 세상을 마음 아프게 바라보며 화목한 가정의 아름다운 모습을 불후의 명작으로 남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을 무척 좋아했던 화가로 야외풍경을 가장 잘 그렸다는 클로드 모네. 그의 작품 [독서하는 소녀]를 이명옥씨는 [독서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속의 내용을 아름다운 시처럼 표현하였다.
꽃처럼 고운 여인 자연과 그대로 하나 되었다.
여인의 드레스 위에 점점이 박힌 저 황홀한 하얀무늬를 보라고 하였다.
내 눈에는 두툼한 붓에 하얀물감 묻혀서 꾹꾹 눌러 모네의 손길따라 별 의미없이 나타낸 것처럼 보였다.
빛의 화가답게 찬란한 햇빛이 대상의 색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고 하였다.
자연과 인물이 함께 어우러진 삶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모네는 이 그림을 그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나는 해 보았다.
18세기 프랑스 최고의 정물화가이며 풍속화가였던 샤르댕의[젊은 여교사] 작품을 [나는 공부하고 싶어요] 라는 기발한 제목을 달아서 새로운 글씨를 깨우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아이는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하였다.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를 보는 선생님의 얼굴에도 흐뭇하고 대견한 표정이 역력하다고 하였다.
학생과 선생님의 얼굴에는 '열심히'라는 글자가 쓰여있지 않나요? 하면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속으로 "글쎄요?" 하다가 생각을 재빨리 바꾸어
"정말 그런 것처럼 보이네요." 하였다
배움은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다라는 말이 화가의 그림속에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림은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녹아있는 우리모두의 자화상이며 열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똑같은 작품이라도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작품의 이야기는 천차만별일 것이다.
진실한 혼이 담긴 화가의 명작처럼 내 마음 다하도록 어떤 일이든지 최선을 다하며 동화속의 주인공처럼 살아간다면 화가의 캔버스 위에 의미있게 그려진 그림같은 것이 아닐까?
예상하지 못했던 불운이 찾아와도 위대한 정신의 소유자처럼
나 자신의 흑백감정을 잘 다스리며 내 영혼의 예술같은 이상세계를 찾아서 큰 풍파없이 살아가야 할 내 인생의 의무를 더 절실하게 느꼈다.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절망에 빠지기 쉬운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주어진 시간을 관조하며 음미하면서 천천히 읽어나간다면
그림 이야기책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말을 분명히 속삭여 줄 것이다.
[희망을 꿈꿔요] [음, 달콤한 이맛] [감동에 젖었어요] [ 슬픔을 꾹 참고 이겨내요] [그대 이름은 장미] 등과 같은 그림속의 말이 나를 위한 상상의 나라로 초대하여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가게 해 줄 것이다.
나의 하루가 단조로운 시냇물의 흐름과 같을지라도
불후의 명작같은 의미있는 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화가가 남긴 불후의 명작 이야기는 그렇게 화려하지 않으며 부와 명예를 상징하지 않으며 일상생활과 연결된 내 자신의 한 모습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영롱하고 맑은 이슬처럼 진실하게 살아갈 것이다.
2006년 6월 20일 화요일
바둑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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