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과 4월 | 문학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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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과 4월
글쓴이 바둑톡톡 조회 267

봄비 내린 산과 들에 파릇한 새싹 돋아나면 내 마음에는 고운님 새싹이 눈을 뜰 것이다. 산국화는 아우들과 함께 고운님 선인여왕 왕궁터에 어여쁜 꽃씨를 한아름 사다가 사방에 뿌리기로 하였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고운님 선인여왕 왕궁터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봄에 피는 꽃나무도 심기로 하였다. 고운님 선인여왕 왕궁터 나들이 길 4월을 기다리다 보면 내 마음은 콩당거리고 내 마음이 콩당거리다가 멈추면 내 눈은 봄비 내린 산과 들이 된다. 이 세상 어디를 보아도 고운님은 보이지 않지만 고운님을 생각나게 해주는 그림자 영화가 보슬비 내리듯이 지나간다. 그림자 영화속에서 고운님은 언제나 주인공이다. 하지만 산국화는 그림자 영화속에서 조연역할도 하지 못한다. 그래서 더 서글픈 내 마음. 3월이 한창 무르익어가고 4월이 오면 산과 들에 봄꽃 만발할텐데 산국화가 그 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차라리 꽃이 없는 까만세상으로 보였으면 좋겠다. 올 봄만큼은 꽃이 없는 봄이었으면 좋겠다. 고운님과 함께 꽃길을 걸었던 추억 하나 더 만들었다면 3월은 살며시 다가와 4월을 예쁘게 알려 줄텐데... 봄비 내린 산과 들에 고운님에 대한 진혼곡만 쌓여 간다. 2005년 3월 2일 수요일 바둑톡톡이었습니다.